100세 아벨란제 전 FIFA 회장 별세, 그가 남긴 명암

100세 아벨란제 전 FIFA 회장 별세, 그가 남긴 명암

입력 2016-08-16 21:07
수정 2016-08-16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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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앙 아벨란제 전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100·브라질)이 16일(현지시간) 별세했다.

브라질 뉴스포털 UOL은 아벨란제 전 회장이 이날 리우데자네이루 시내 한 병원에서 사망했다고 전했다.

그는 2014년 6월과 2015년 11월 폐 질환으로 치료를 받아왔으며, 지난달 초에도 병원에 입원했다가 사흘 만에 퇴원했다.

지난 5월 초에 100세 생일을 지낸 아벨란제는 1974년부터 1998년까지 24년간 FIFA 회장으로 활동했다. 이는 FIFA 역사상 두 번째로 긴 임기다.

가장 길게 FIFA 회장직을 수행한 사람은 쥘 리메로, 1921년부터 1954년까지 33년간 회장 자리를 지켰다.

아벨란제가 오랜 기간 FIFA회장으로 재임하면서 이룬 명과 암은 뚜렷하다.

그는 축구를 전 세계에 보급하고 상업화하는 데 공을 세우는 데 앞장 선 인물이다.

그는 1974년 FIFA 총회에서 당시 회장이던 영국의 스탠리 로즈 경을 누르고 회장직에 오른 뒤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기 시작했다.

스포츠 용품업체 아디다스와 손잡고 스포츠 마케팅 시장에 뛰어들었고, 이후 스폰서를 끌어모아 FIFA의 금고를 채우기 시작했다.

취임 당시 통장에 30달러가 남았던 FIFA는 세계 최고의 체육 단체로 커졌다.

그는 코카콜라, 마스터 카드 등 다국적 기업들과 세계 방송사들을 끌어들여 월드컵의 규모를 키웠다.

월드컵과 올림픽 등 2개에 불과하던 FIFA 주관 대회도 8개로 늘어나면서 이를 둘러싼 이권 사업의 규모도 엄청나게 커졌다.

세계 스포츠계의 거물인 된 아벨란제는 축구의 상업화에 매몰되기 시작했다.

돈이 모이자 그는 FIFA를 사조직화해 각종 비리를 저질렀다.

특히 월드컵 개최지 선정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며 검은돈을 수수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개최지 선정 당시 아벨란제는 일본을 노골적으로 지지하기도 했다.

아벨란제는 축구계에만 영향력을 끼친 것이 아니다. 그는 1963년부터 2011년 12월까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 활동했다.

당시 그는 IOC에서 유일한 종신 위원이었다.

그러나 아벨란제는 2011년 뇌물 수수 혐의가 언론에 보도되면서 고꾸라지기 시작했다. 국제대회의 각종 이권 사업에 비리 혐의가 포착됐고 결국 그는 스스로 물러났다.

하지만 아벨란제가 남긴 비리의 유산은 없어지지 않았다.

아벨란제가 쌓은 폐쇄적인 조직 문화는 FIFA에 남아있던 그의 후계자들의 지갑을 두껍게 만들었다.

제프 블라터 전 회장과 수뇌부는 FIFA의 스폰서 선정 과정에서 거액의 뇌물을 받아 지난해 전 세계 스포츠계를 발칵 뒤집었다.

FIFA는 조직 문화를 개선하고 비리를 청산하겠다며 자체 정화에 나섰지만, 아직도 깊숙이 곪아있는 환부를 도려내지 못하고 있다.

아벨란제는 장수하다 최근 건강이 악화됐다. 그는 최근 수차례 입원과 퇴원을 거듭하며 연명했다.

지난 5일엔 리우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할 뜻을 밝혔으나 건강 문제 때문에 이뤄지지는 못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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