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현실화하면 트럼프 당선된다?…분노·反이민 등 닮은꼴

브렉시트 현실화하면 트럼프 당선된다?…분노·反이민 등 닮은꼴

입력 2016-06-20 16:11
수정 2016-06-20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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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방송, 브렉시트-트럼프 현상 공통점 분석

올해 가장 놀라운 국제 정치 현상을 꼽자면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의 부상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즉 브렉시트(Brexit) 국민투표가 성사된 것을 들 수 있다.

일견 무관해 보이는 각각의 현상이지만 만약 사흘 앞으로 다가온 오는 23일(현지시간) 영국의 국민투표에서 브렉시트가 결정된다면 이는 11월 미국 대선 본선에서 트럼프의 승리를 예고하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영국 BBC방송이 20일 분석했다.

두 현상을 이끈 요인이 상당 부분 겹치기 때문에 어느 한쪽이 성공한다면 나머지 하나도 그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BBC가 꼽은 두 현상의 공통 키워드는 유권자의 분노, 세계화, 이민, 잃어버린 자부심,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등 5가지다.

먼저 트럼프와 EU 탈퇴 진영의 대표 인사인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은 모두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만이 가득한 성난 유권자들의 정서를 이용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EU의 관료주의자들에 대해, 미국에서는 선출직 정치인들에 대해 불만이 팽배해 있다.

존슨 전 시장은 EU의 각종 규제가 가하는 부담을 벗어버리면 영국에 더 이로울 것이라고 약속한다. 트럼프는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미국에 좀 더 나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세계화로 인해 확대된 이민자 증가, 자유무역, 기술 발전이 일자리를 빼앗고 안정적인 수입을 위협하고 있다는 영국과 미국 노동자 계층의 반감도 두 현상에 깃든 공통점이다.

만약 이번 국민투표에서 브렉시트 진영이 이긴다면 지구촌의 반(反)세계화 정서가 생각보다 훨씬 강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유럽 난민 사태로 골머리를 앓는 영국과 이민개혁에 실패한 미국에서 브렉시트 찬성 진영과 트럼프 지지파 모두 반(反)이민 주장을 펴 지지를 얻었다는 점도 비슷하다.

또 실업난 등으로 과거 세대보다 경제적으로 박탈감을 느끼며 국가적으로도 자부심을 잃은 양국 국민은 과거의 영광을 다시 찾자는 두 진영의 구호에 호응하는 모습을 보인다.

트럼프 측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해외 ‘사과 순방’으로 미국의 명성을 떨어뜨리고 있다며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를 외치고 있다. 브렉시트 찬성 진영은 EU를 떠나면 영국이 좀 더 강하고 나아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마지막으로 두 현상 모두 ‘포퓰리즘’을 바탕에 깔고 있다고 BBC는 평가했다.

트럼프와 존슨 전 시장은 익살스러운 머리 모양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끌면서 대중의 머리가 아니라 마음에 호소하는 단순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미래에 복잡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더라도, 일단 당장의 현실에 대한 비판은 대중에게 좋은 출발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

BBC는 “만약 불만, 국가주의, 포퓰리즘, 반세계화의 힘이 영국에서 극단적 움직임을 강제할 만큼 강력하다면, 미국에서도 극단적인 선거를 강제할 만큼 강력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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