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니스 호’ 초청행사 취소…중국·홍콩 모두 불매 운동 직면
프랑스 화장품 기업 랑콤이 중국 누리꾼의 불매운동 위협 때문에 홍콩에서 계획했던 판촉행사를 취소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홍콩 누리꾼으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아 진퇴양난에 빠졌다.랑콤은 이달 19일 반(反) 중국성향 홍콩 가수 데니스 호(何韻詩)를 초청해 진행할 예정이던 판촉행사를 안전상 이유로 취소했다고 현지 언론매체들이 6일 보도했다.

가수 데니스 호
랑콤의 홍콩 판촉행사 논란은 중국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가 지난 4일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게시한 글에서 “중국에서 유명한 상표인 랑콤 등이 홍콩에서 제품 판촉을 위해 홍콩과 티베트 독립을 주장한 데니스 호를 초청했다는 제보를 받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이 나오면서 시작됐다.
이에 ‘애국적인’ 중국 누리꾼들은 웨이보에 “랑콤이 사과하고 홍보대사를 교체하지 않으면 중국 시장에서 판매가 중단될 수 있다” 등 랑콤을 비판하고 위협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자칫 ‘반랑콤’ 정서가 중국에 확산할 것을 우려한 랑콤은 페이스북에 게시한 성명서를 통해 데니스 호가 홍콩 판촉행사에 나서지 않는다며 혼란을 초래해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그러고 나서 랑콤은 참가 신청이 이미 완료된 홍콩 판촉행사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이번에는 홍콩 누리꾼들이 반발했다.
홍콩 누리꾼들은 “홍콩에서 모든 랑콤 상점을 닫고 중국에서 여는 것을 검토하기 바란다”등 항의 글을 올렸다.
랑콤이 페이스북에 올린 판촉 중단 발표문에 표시된 ‘화나요’ 아이콘 클릭 수는 1만 9000개로 580개인 ‘좋아요’ 클릭수를 압도했다. 데니스 호는 앤서니 웡(黃秋生) 등과 함께 중국 매체의 블랙리스트에 등재된 것으로 전해졌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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