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호언하던 지역구 플로리다서 패배…정치생명마저 위기
미국 공화당 주류 세력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대선 주자 마르코 루비오가 결국 중도 하차했다. 지난달 경선이 시작된 이후 승리를, 그것도 압승을 호언장담해왔던 자신의 지역구 플로리다 주에서마저 참패한 탓이다.5개 주에서 동시 경선이 진행된 15일(현지시간) 미니 슈퍼화요일 경선에서 루비오 의원은 자신의 텃밭인 플로리다 주에서 83% 개표 현재27.3%의 득표율에 그쳐 45.5%를 얻은 트럼프에게 상당한 격차로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더욱이 루비오 의원의 득표율은 플로리다에서는 2위였지만, 오하이오 등 다른 4개 주에서는 모두 4위에 그쳤거나 4위에 머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루비오 의원은 개표가 약 80% 진행됐을 때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에서 지지자들과 만나 “유권자들의 선택을 존중한다”며 이날부터 경선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루비오 의원이 보인 경선 성적은 초라함 그 자체다.
지난달 1일 아이오와 주 당원대회(코커스)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36개 주 또는 지역에서 공화당 대선 경선이 치러졌지만, 그중 루비오 의원이 승리한 경우는 단 세 곳에 불과하다.
확보한 대의원 수 역시 트럼프와 비교해 한참 뒤처지는 것은 물론이고,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의 대의원 수와 비교해도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앞서, 플로리다 주 지역 언론들은 루비오 의원이 이달 들어 선거운동을 하는 동안 플로리다 주민들로부터 지난달과는 전혀 다른 냉담한 분위기에 종종 직면해야 했다고 전했다.
2010년 ‘티파티’를 비롯한 강경보수주의자들의 지지도 얻으며 연방상원의원에 당선된 루비오 의원이지만 이후 그가 이민정책 등에 대해 유화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강경보수주의자들이 그에게서 등을 돌렸고, 최근 그가 선거운동 과정에서 다시 강경보수주의자들을 겨냥한 정책이나 발언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중도 보수주의자나 히스패닉계 주민들로부터도 외면받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루비오 의원의 정치적 앞날도 순탄하지 않을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루비오 의원이 경선 중도 하차를 넘어 정치생명을 위협받는 상황에까지 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루비오 의원이 대선 경선에 나서면서 공화당 규정에 따라 오는 11월에 함께 열리는 상원의원 경선에 참여할 수 없게 됐고, 2018년 플로리다 주지사 경선에 나온다 하더라도 이번에 잃은 민심을 되돌려야 한다는 엄청난 부담을 떠안게 됐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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