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 환율 방어 총력전…유럽계 딜러 “핵무기 수준”

중국, 위안 환율 방어 총력전…유럽계 딜러 “핵무기 수준”

입력 2016-01-13 05:14
수정 2016-01-13 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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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 가치하락 베팅 투기세력에 경고·역외시장에서 위안 대규모 매입도

중국 당국이 자국 화폐인 위안의 가치를 안정시키려고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새해 들어 중국 증시의 붕괴를 부른 원인이 위안의 가치 하락에 있다고 보고 추가 하락을 막아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려는 의도이다.

중국의 국가 경제를 총괄하는 중앙재경영도소조의 한쥔(韓俊) 부주임이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중국총영사관에서 이례적으로 기자회견을 한 것은 중국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의 강도를 보여주고 있다.

한쥔 부주임은 위안의 가치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에게 경고했다.

그는 “위안의 가치가 10% 이상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은 터무니없으며 불가능한 일”이라며 “중국은 위안의 가치를 떨어뜨리려는 공격을 방어할 충분한 수단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중국 인민은행 마쥔(馬駿)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위안화 가치를 달러가 아닌 무역 상대국의 화폐로 구성된 통화바스켓에 연동하는 게 바람직하며 인민은행이 위안의 하루 변동폭을 적절히 제한할 것이라며 투자심리를 진정시키고자 나섰다.

중국 당국 관계자의 강도 높은 발언은 위안의 가치하락에 베팅하는 외환시장 투자자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위안의 가치 하락을 점치는 투자자를 방치했다가는 위안의 가치가 더 떨어진다는 판단에 따른 노골적인 시장 개입이다.

실제로 역외시장의 투자자들이 위안의 가치하락에 베팅한 탓에 최근 역내 시장과 역외 시장(홍콩)의 환율 차이가 확대됐다.

역외 시장에서 위안의 가치가 더 크게 떨어진 데 따른 현상으로, 이는 역내 시장에서도 위안의 가치 하락을 유도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우려에 따라 중국 당국은 12일 역외 시장에서 위안을 사들이는 작업도 펼쳤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이날 역외시장에서 달러 기준 위안의 환율이 떨어져 역내 시장 환율과 비슷해 진 것이 당국의 대규모 위안 매입의 증거로 해석됐다.

중국 당국의 시장 개입으로 역외시장에서 위안이 줄어든 탓에 홍콩에서 은행간 하루짜리 위안 대출금리(CNH Hibor)가 13.4%에서 66.8%로 5배나 뛰기도 했다.

상하이에 있는 한 유럽계 은행의 수석 딜러는 “인민은행의 강도는 핵무기 수준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며 “이전에 조지 소로스와 같은 국제 투기 세력에 맞서 싸웠던 다른 중앙은행을 떠올리게 한다”고 로이터에 말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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