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와 비슷…북극 주변 폭풍으로 따뜻한 공기 유입 탓
올해 12월 하순 북극의 기온이 예년보다 섭씨 10도나 높아 영하를 벗어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30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북대서양 주변 아이슬란드와 그린란드에서 발생한 강력한 겨울 태풍으로 따뜻한 공기가 유입되면서 최근 북극의 기온이 예년보다 10℃나 높은 것으로 측정됐다.
특히 30일 오전 북극의 기온은 영상 1.7도까지 상승했다.
29일 밤부터 이날 오전까지는 불과 18시간 만에 아이슬란드의 기압이 50밀리바(헥토파스칼)나 떨어졌다.
이러한 북극 기온 상승, 겨울 폭풍, 북대서양 인근의 기압 하락은 중위도 지역에서 폭풍우의 세력을 더 키우는 이른바 ‘폭탄’(bomb) 열대성 저기압의 생성 조건이다.
폭탄 열대성 저기압은 24시간에 걸쳐 기압이 시간당 1밀리바씩 낮아지는 경우를 말한다.
미국국립해양대기청(NOAA)의 해양예보센터는 이날 오전 1시 현재 동부 시간 기준으로 북대서양 폭풍의 중심기압이 928밀리바로 낮아졌다고 밝혔다. 이 같은 기압수준은 이 지역에서 발생한 역대 최강의 폭풍 중 5번째 안에 드는 것이다.
NOAA 해양예보센터에 따르면 북극 주변 북대서양 지역에서는 1986년 12월15일 역대 최강의 폭풍이 발생했다고 IT전문매체 매셔블이 전했다. 두 번째로 강한 폭풍은 1993년 1월에 발생, 중심기압 916밀리바를 기록했다.
북대서양 폭풍은 북극권 한계선(북위 66도 33분) 위로 더운 공기를 밀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북극해에는 시속 112㎞의 강풍이 지속적으로 불면서 저위도 지역의 더운 공기를 북극으로 실어 나르고 있다. 때로는 시속 160㎞의 돌풍이 북극 쪽으로 불기도 한다.
NOAA가 생산하는 전지구 기상예측(GFS) 자료를 보면 30일 오전 북극 지역의 온도는 화씨 30∼35도(섭씨 영하 1.1∼영상 1.7도)로 일시적으로 영상 기온을 보였다.
이날 북극의 기온이 미국 시카고만큼 따뜻했고 일부 중서부 지역보다 높았음을 의미한다고 WP는 전했다.
이에 비해 북대서양 주변의 인류 거주지역에는 바람이 불고 거센 파도가 일었다. 영국에서는 수 주째 폭우가 이어져 강이 범람하는 바람에 많은 이재민이 발생했다.
앞서 NOAA는 지난 15일 연례 보고서인 ‘2015 북극 리포트 카드’를 통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9월 사이 북극 기온은 장기 평균보다 1.5℃ 높아 1900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북극 기온은 20세기 초와 비교하면 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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