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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전폭기 피격 사건 후폭풍…러-나토 공방으로 비화

러 전폭기 피격 사건 후폭풍…러-나토 공방으로 비화

입력 2015-12-01 16:58
업데이트 2015-12-01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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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동 불발 푸틴-에르도안 설전 지속…러, 터키 센터도 폐쇄

터키 전투기의 러시아 전폭기 격추 사건 후폭풍이 러시아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간 공방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나토 주재 러시아 대사 알렉산드르 그루슈코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터키 공군의 러시아 전폭기 공격이 사전에 계획됐던 것이고 격추가 시리아 영공에서 일어났음을 증명하는 자료들을 나토 측에 전달했음에도 나토가 정치적 고려에서 회원국인 터키 편을 들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루슈코는 설령 러시아 전폭기가 터키 영공을 침범했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터키 전투기가 어떤 근거로 이미 시리아 상공에 있던 러시아 전폭기를 격추했는지에 대해 나토는 고려하려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터키를 싸고도는 나토도 이번 사고에 대해 일정한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나토 주재 미국 대사 더글라스 류트는 미국과 나토는 터키 전투기의 러시아 전폭기 격추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러시아 전폭기 격추는 터키의 독자적 결정이었으며 우리 쪽과 어떤 협의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류트는 다만 10월 초부터 터키 측이 러시아 군용기들의 잦은 터키 영공 침범과 관련해 나토 측과 연락을 취해온 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 참석한 뒤 기자회견에서 “터키 측으로부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아니라 다른 인사가 격추 결정을 내렸다는 얘기를 듣고 있지만 우리에게 이같은 사실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면서 “이는 큰 실수”라고 지적했다.

푸틴은 또 회견에서 터키가 극단주의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로부터 시리아에서 생산된 석유를 사들이고 있으며 바로 석유 공급선을 보호하려고 터키가 러시아 전투기를 공격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푸틴의 비난에 에로도안 터키 대통령은 역시 파리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그런 일이 입증된다면 우리 국가의 고결함을 위해 나는 (대통령) 자리를 내놓을 것”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에르도안은 그러면서도 러시아가 취한 대(對)터키 제재와 관련해선 “러시아에 맞제재를 결정하기 전에 감정에 사로잡히지 않고 인내를 갖고 행동할 것”이라고 차분한 대응 방침을 밝혔다.

이날 파리에서의 푸틴-에르도안 회동은 터키 측의 강력한 요청에도 러시아가 거부하면서 무산됐다. 푸틴은 에르도안이 전폭기 피격 사건에 대해 기본적 사과도 하지 않고 있다며 그와의 만남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의 보복 지시로 이미 터키 산 채소와 과일 수입 금지, 터키 근로자 고용 금지, 터키로의 자국민 여행 금지, 양국 간 비자면제협정 잠정 중단 등의 제재 조치를 취한 러시아는 다른 제재 조치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올가 골로데츠 러시아 부총리는 이날 내년으로 예정된 ‘러-터키 관광의 해’ 행사를 취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골로데츠에 따르면 지난해 약 400만 명의 러시아인이 터키를 방문했으며 약 10만 명의 터키 관광객이 러시아를 찾았다.

모스크바 시내 국립 외국문헌도서관 내에 있던 ‘러-터키 학술센터’도 문을 닫았다. 문화원 역할을 해오던 센터 폐쇄에 따라 터키어 강좌가 폐지되고 각종 강연과 학술회의가 취소되는 한편 터키 문헌 이용도 불가능해졌다고 센터 측은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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