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총선 후 정국 시나리오는…야당 집권 vs 혼란

미얀마 총선 후 정국 시나리오는…야당 집권 vs 혼란

입력 2015-11-11 14:20
업데이트 2015-11-11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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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총선에서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제1야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압승이 예상되는 가운데 향후 정국 전개 방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NLD는 이번 선거에서 압승을 거둬 단독으로 집권하거나, 단독이 불가능하면 소규모 정당들과 연합해 집권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 나라 최대의 정치세력이자 거의 유일하게 조직화된 집단인 군부가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렇게 되면 미얀마는 과거 군부 독재 시절로 되돌아가고, 큰 사회 혼란과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 NLD 단독 집권 = 우선 지금까지의 개표 결과 및 출구조사 내용을 보면 NLD가 압승으로 단독 집권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선거는 당초 하원 의원 330명과 상원 의원 168명 등 상하원 의원 498명, 주 및 지역 의회 의원 644명, 민족대표 29명 등 1천171명을 뽑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7개 선거구에서 투표가 취소돼 상하원의 경우 491명의 의원을 뽑는다.

NLD가 다른 정당의 도움없이 단독으로 집권하려면 이번 선거 후 구성되는 상하원의 의석수 657석의 과반수인 329석을 얻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NLD가 선출직 의석 491석의 67%를 얻어야 한다.

현재로서는 NLD가 선출직 의석의 67% 이상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치 여사는 10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NLD가 선출직 의석의 75%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직접 밝혔다.

이렇게 되면 NLD는 단독 집권해 반세기 동안 지속된 군부 지배가 막을 내리고, 미얀마 정치 지형에 큰 변화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 NLD와 소정당들의 연합 = 초반 개표에서는 NLD가 90% 이상을 득표한 것으로 나오고 있으나 군부를 대변하는 정당인 통합단결발전당(USDP)의 지지세가 강한 지방, 시골 등의 개표가 많이 집계되는 후반에는 USDP 당선자가 대거 나올 가능성이 있다.

NLD가 단독 집권이 가능한 의석을 확보하지 못하면 소수민족 정당 등 소규모 정당들과 연합해 대통령을 선출하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다.

이미 NLD는 소수민족 중 세력이 가장 강한 북부 샨 주 거주 소수민족인 샨족 정당들과 향후 정치 일정과 관련해 협상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NLD가 단독 혹은 소정당과 연합해 집권하면 내년 2월 초에 대통령이 선출될 전망이다.

현 의회는 내년 1월30일 임기가 끝나며, 같은 해 2월1일 새 의회가 출범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 의회는 구성되자 마자 상원 및 하원 의장을 선출하고, 곧 이어 대통령 선거를 실시하게 된다.

대통령은 상·하원 합동 회의에서 선출된다. 상원과 하원, 상하원 내 25% 의석을 할당받은 군의원단이 각각 1명씩 3명의 후보를 내, 투표를 한 뒤 가장 많은 표를 얻은 후보가 대통령이 되고, 나머지 2명이 부통령으로 선출된다.

테인 세인 현 대통령의 임기는 내년 3월29일까지다.

정치 일정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면 내년 3월30일에 새 정부가 출범해야 한다.

◇ 군부 선거 불복 시 일대 혼란 불가피 = 군부가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으면 2011년 시작된 미얀마의 개혁 개방이 크게 후퇴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미얀마는 군사 독재자 네윈 장군이 1962년 쿠데타를 일으키고 나서 28년 만에 처음으로 1990년 총선을 실시했으나 NLD가 492석 중 392석을 얻어 압승을 거두자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았다.

국내외 정치 관측통들과 국민은 군부가 다시 선거 결과에 불복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지난 4년 동안 개혁 개방이 진행돼 과거와 상황이 많이 달라진 만큼 군부의 선거 결과 불복 가능성이 크지는 않다고 보고 있다.

유권자들은 그러나 여당세가 강한 지방과 부재자 투표함 개표 과정에서 군부와 정부가 개표 결과를 조작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군부가 선거 결과에 불복하면 이에 대한 국민 저항이 커져 유혈 충돌, 폭력 사태 등 일대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 수치 여사, ‘군부와 협력’ 통해 상황 관리할 듯 = 수치 여사와 NLD는 자신들이 압승해 단독으로 집권하더라도 군부와의 협력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군부는 상하원 의석의 25%를 할당받고 있어 개헌, 주요 정책에 대한 거부권을 확보하고 있으며 거의 반세기 동안 미얀마를 지배해 정치, 경제, 사회 각 분야의 요직을 독차지 하고 있다.

NLD와 군부는 향후 정국 전개와 관련해 물밑 협상을 이미 시작한 것으로 관측된다.

수치 여사와 NLD는 집권 후 군부에 일정 정도의 권한과 지위를 보장해주고, 대신 정부 운영에 군부의 협력을 얻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치 여사 측과 군부의 협상 테이블에는 대통령 선거 출마 요건에 관한 헌법 조항 개정, 의회내 군부 의석 유지 여부, 소수민족 반군과 중앙정부의 휴전 협정, 중국·미국 등 주요국과의 외교정책, 소수민족 자치권 확대 등 핵심 권력 사항이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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