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해냈습니다’…아베, 기시 영전에 집단자위권 보고

‘할아버지, 해냈습니다’…아베, 기시 영전에 집단자위권 보고

입력 2015-09-22 22:53
업데이트 2015-09-22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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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물려받은 할아버지의 꿈 ‘전후체제 탈피’ 중대 진전

“강한 경제 만드는데 전력 다할 것 다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2일 ‘영혼의 멘토’인 외조부 기시 노부스케(岸信介·1896∼1987) 전 총리의 영전에 집단 자위권 확보 사실을 보고했다.

연휴를 맞아 지방에서 쉬고 있는 아베 총리는 이날 오후 어머니와 함께 시즈오카(靜岡)현 오야마초(小山町)의 후지(富士) 묘원을 방문, 기시 전 총리와 부친 아베 신타로(安倍晋太郞·1924∼1991) 전 외무상의 영전에 참배했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아베는 할아버지 영전에 ‘국민의 생명과 평화로운 생활을 지키기 위한 법적 기반이 정비됐습니다’라며 안보 관련 법(집단 자위권 법) 통과(19일) 사실을 보고했다고 현장의 기자들에게 설명했다.

그는 또 “우선은 강한 경제를 만들어가는데 전력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고 덧붙였다.

후지묘원은 아베 총리의 부친과 외조부 유골이 분골(分骨·고인의 유골 일부를 묘지 이외의 다른 곳에 안치하는 것)된 곳이다.

기시 전 총리는 1941년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내각의 상공 대신을 맡았던 인물로 일본의 패전(1945년 8월)과 동시에 A급 전범 용의자로 복역하다 1948년에 석방됐다. 이후 반공 전선 구축을 중심에 둔 미국의 대일 정책 아래 1957년 총리로 화려하게 부활, 1960년 미·일 안전보장조약을 개정했다.

기시는 대등한 미일관계 복원을 통해 전후체제(패전국으로서 주어진 평화헌법 체제)를 탈피하려는 구상 아래 미·일 안보조약을 개정한 뒤 국민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하자 사임했다.

기시의 ‘우익 DNA’를 물려받은 아베 총리는 집단 자위권 확보와 헌법 9조 개정 등으로 기시가 이루지 못한 전후체제 탈피를 완수하는 것을 정치 인생의 중대 목표로 삼아왔다.

할아버지는 결국 미일안보조약 개정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반대 여론에 밀려 물러났지만 일단 아베는 그런 기시의 길과는 다른 길을 걷는 모습이다. 지난 19일 안보 법 통과후 다소 하락하긴 했지만 30∼40% 수준의 내각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산케이신문과 후지뉴스네트워크(FNN)가 19∼20일 공동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 지지율은 지난달보다 0.9% 포인트 하락한 42.6%를 기록했다고 산케이가 22일 보도했다.

아울러 아베 총리는 이날 도쿄로 돌아오는 길에 집단 자위권 문제에서 자신을 도왔던 고(故) 오카자키 히사히코(岡崎久彦) 전 태국주재 대사와 고(故) 고마쓰 이치로(小松一郞) 전 내각법제국 장관의 자택을 각각 방문해 조문하고 유족에게 안보 법 통과 사실을 보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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