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총기난사범 “내 친구에게 적개심 보이면 전쟁 선언”

미 총기난사범 “내 친구에게 적개심 보이면 전쟁 선언”

입력 2015-07-19 10:50
수정 2015-07-19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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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 전 친구에 문자메시지…가족들 “오랫동안 우울증 앓아”

미국 테네시 주 해군시설에 총을 난사해 현역 군인 5명을 살해하고 경찰에 사살된 모하마드 유수프 압둘라지즈(25)가 범행 전 친구에게 이슬람 선지자 언행록의 문구가 담긴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압둘라지즈의 가족은 그가 오랫동안 우울증을 앓았다고 밝혔다.

이름 공개를 꺼린 압둘라지즈의 한 친구는 1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총기 난사 전날 밤 그에게서 받은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공개했다.

메시지에는 “누구든 내 친구에게 적개심을 보이면, 난 그에게 전쟁을 선언할 것이다”라는 문장이 포함된 이슬람 선지자 모하마드의 언행록인 하디스의 구절이 링크돼 있었다.

그는 “당시에는 무슨 뜻인지 몰랐지만, 지금 보니 그 사건을 시사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친구는 압둘라지즈가 지난해 요르단을 다녀온 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폭격, 시리아 내전 등 중동 상황에 대해 미국과 동맹인 인접 국가들이 중동 사태 해결에 개입하려는 충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며 불만을 표출했다고 전했다.

압둘라지즈의 또 다른 친구도 “압둘라지즈가 그런 얘기를 줄곧 해왔지만, (중동 사태에 대한) 이해와 자각 수준은 요르단을 방문하고 돌아와 더 올라갔다”면서 중동 방문이 그의 사고 변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들에 따르면, 압둘라지즈는 요르단을 다녀온 뒤 온라인 사이트에서 AK-74, AR-15, 사이가 12 등 소총 3자루를 샀고, 친구들과 어울려 채터누가 인근 프렌티스 쿠퍼 주립 공원에서 일주일에 2∼3차례 사격 연습을 했다.

압둘라지즈의 가족은 성명을 내고 “이런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우리가 알고 사랑했던 그 아들이 아니다”라며 “아들이 몇 년 동안 우울증으로 고통받아 왔다. 그 고통이 이런 극악한 폭력으로 표출된 것이 비통하다”고 밝혔다고 BBC 방송은 전했다.

BBC에 따르면 사건을 수사하는 미 연방수사국(FBI)의 에드 라인홀드는 “왜 이런 범행을 저질렀는지 추측하기는 아직 이르다”며 “단독 범행인지 아니면 누구에게 영향이나 지시를 받았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쿠웨이트 태생 미국 국적자로 팔레스타인 지역 출신 부모를 둔 압둘라지즈는 지난 16일 미 해군 모병 사무소와 해군 예비역 센터를 잇달아 습격해 미 해병 4명이 숨졌으며, 당시 다친 해병 1명이 이틀 뒤 숨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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