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 70년 담화에 ‘식민지배·침략 사죄’ 생략 시사AIIB 폄하 비유…”나쁜 고리대금업자에 돈 빌리면 미래 잃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오는 8월께 발표할 전후 70주년 담화(일명 아베 담화)에 식민지배와 침략에 대한 사죄를 포함하지 않을 뜻임을 시사했다.

아베 총리는 20일 BS 후지 방송에 출연, 전후 70년 담화에 ‘침략’, ‘사죄’ 등 표현을 담을지에 대해 “(과거 담화와) 같은 것이면 담화를 낼 필요가 없다”며 “(역대 내각의 역사인식을) 계승한다고 한 이상 다시 한번 쓸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고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아베 담화와 관련해 쟁점이 된 식민지배와 침략에 대한 사죄와 반성은 1995년 전후 50주년 담화(무라야마 담화)와 2005년 전후 60주년 담화(무라야마 담화)의 핵심 단어로 꼽힌다.

그는 이어 “내 생각이 어떻게 전해지느냐가 중요하다”며 “(과거의 담화를) 카피(복사)할 것 같으면 (담화의) 이름만 바꾸면 된다는 얘기가 된다”고 밝힌 뒤 “앞선 대전(2차대전)에 대한 반성과 전후 평화 국가로서의 행보, 지역과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결의, 100년 후의 일본과 세계의 존재 방식 등을 얘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아베 총리는 또 아베 담화의 풍향계가 될 반둥회의(아시아·아프리카 회의) 60주년 기념 정상회의 연설 내용과 관련해, 전쟁에 대한 반성을 담을 것이라고 밝힌 뒤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미래에 대해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아울러 아베 총리는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대해 “일본은 정부 안에서 논의한 결과 (AIIB의) ‘밖’에서 충분히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참가에 유보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또 “나쁜 고리대금 업자에게서 돈을 빌린 기업은 결과적으로 미래를 잃는다”며 AIIB를 폄하하는 듯한 비유를 한 뒤 “(AIIB 조직 운영의 공정성과 투명성 등과 관련한) 우려에 대해 주요 7개국(G7)과 공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아베 총리는 반둥회의 기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자연스러운 형태로 기회가 마련된다면 만날 용의가 있다”며 “의사소통을 해 가는 것은 양국에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도쿄에서 각료급 협의가 진행 중인 미국과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에 대해 “등산도 마지막 한 봉우리가 힘이 든다”며 “결론을 얻도록 노력을 쌓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오는 28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미·일 정상회담 때 오키나와(沖繩)현 후텐마(普天間) 미군기지를 현 내 헤노코(邊野古) 연안으로 이전하는 방안에 대해 오나가 다케시(翁長雄志) 오키나와 지사가 반대하는 상황을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