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대학 총격에 70여명 사망…인질 등 300여명 생사불명

케냐 대학 총격에 70여명 사망…인질 등 300여명 생사불명

입력 2015-04-03 03:34
업데이트 2015-04-03 0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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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말리아 극단주의 무장단체 알샤바브 소행 주장…기독교도 겨냥한듯용의자 4명 사살…1998년 미국 대사관 테러 이후 희생자 최다

케냐 북동부 가리사 대학 캠퍼스에 2일(현지시간) 오전 소말리아 극단주의 무장단체 알샤바브 대원으로 추정되는 무장괴한들이 난입, 무차별 총격을 가해 7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AP, 신화, AFP 통신에 따르면 무장괴한들은 이날 새벽 가리사 대학 기숙사에 침입해 폭발물을 터트리고서 학생과 보안요원들에게 총격을 가했다.

이 과정에서 보안요원 2명을 포함해 최소 70명이 사망하고, 79명이 다쳤으며 부상자 가운데 9명이 위중한 상태라고 조지프 은카이세리 내무장관이 발표했다.

은카이세리 장관은 아직 범인이 몇 명인지 파악하지 못했지만, 소탕작전을 통해 이들 중 4명을 사살했다며 “테러범 위협의 90%를 제거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나머지 무장괴한은 현재 일부 학생을 붙잡고 인질극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카이세리 장관은 “이들이 12시간 넘게 숨어있는 마지막 건물에 대한 작전을 개시했다”고 덧붙였다.

케냐 당국은 가리사 대학 기숙사에는 6개 동에 학생 815명과 직원 60명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직원 전원을 포함해 500여명이 구출됐다고 밝혔으나 나머지 300여명의 생사에 대해서는 확인하지 않았다.

당국은 가리사, 소말리아와 접경한 와지르, 타나 리버, 만데라에 일몰부터 새벽까지(오후 6시30분~오전 6시30분)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이번 공격의 희생자수는 2013년 나이로비 웨스트게이트 쇼핑몰에서 알샤바브가 자행, 한국인 여성 1명을 포함해 67명이 숨진 테러보다 많다.

AFP 통신 등은 이번 희생자수는 1998년 나이로비의 미국 대사관에서 발생해 213명이 숨진 알카에다의 폭탄공격 이래 가장 많다고 전했다.

화를 면한 학생 마이클 브와나(20)는 무장괴한이 인질을 억류한 기숙사 안에 남아있는 학생 대다수가 여학생이라고 주장했다.

무장대원들이 대학에 침입한 시간은 대부분이 잠들어 있던 오전 5시30분께 였다.

콜린스 웨탕굴라 가리사 대학 학생회 부회장은 샤워 준비를 하던 중 150m 떨어진 남녀 학생이 묵는 타나 기숙사 쪽에서 총성이 들렸다고 말했다.

웨탕굴라는 총성이 울리자 방에 있던 동료 학생 3명과 함께 방문을 걸어 잠갔고, 무장괴한들이 스와힐리어로 ‘우린 알샤바브’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밝혔다.

무장괴한들은 기숙사에 들어와 방문을 열고 안에 숨어 있는 사람이 무슬림인지 기독교도인지를 물었다고 웨탕굴라는 설명했다.

웨탕굴라는 “당신이 기독교도라고 대답했다면 현장에서 총에 맞았을 것”이라며 총성이 들릴 때마다 자신도 죽게 될 것으로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같은 시간 학교 내 이슬람 사원에서 아침 기도회가 진행 중이었지만 이곳에 있던 학생들은 공격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은 유사한 사태에 대처하도록 경찰 1만명 증원을 서두르라고 긴급 지시했으며, 소말리아쪽 국경을 봉쇄했다.

아울러 알샤바브 대외작전 책임자인 모하메드 모하무드를 주동자로 지목하고 22만달러의 현상금을 걸었다.

소말리아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알샤바브는 이번 공격이 케냐에 보복하기 위해 자신들이 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셰이크 알리 무함마드 레이지 알샤바브 대변인은 AFP 통신과의 통화에서 “우리 대원들이 그곳(가리사 대학)에 여전히 있으며, 그들의 임무는 알샤바브에 대항하는 사람들을 죽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알샤바브는 과거에도 케냐 곳곳에서 공격을 벌여왔으며 최근에는 케냐가 알샤바브 소탕을 위해 아프리카연합(AU) 평화유지군과 함께 자국군을 소말리아로 보내자 보복하겠다고 공언해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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