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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테러범 시신 처리 놓고 ‘골머리’

프랑스, 테러범 시신 처리 놓고 ‘골머리’

입력 2015-01-16 11:56
업데이트 2015-01-16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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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들, 극단주의자 성지될까 우려해 매장 꺼려

프랑스 당국이 최근 파리에서 테러 공격 후 사살된 테러범들의 시신 처리 문제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에 테러를 가해 12명을 살해한 뒤 사살된 셰리프·사이드 쿠아치 형제와 유대인 식료품점에서 인질극을 벌이다 사살된 아메드 쿨리발리 등 테러범 3명의 시신 처리와 관련해서다.

현재 이들의 시신은 파리 시내의 경찰 시체보관소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아직 매장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다. 테러범들의 가족조차도 시신 처리에 대해 공식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몇몇 프랑스 시장들은 일찌감치 테러범들의 시신을 자기의 관할 구역에 매장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상태다. 이들의 묘소가 극단주의자들의 성지가 되거나 또다른 폭력 사태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에서다.

사이드 쿠아치가 수년 전부터 거주한 프랑스 북동부 랭스의 아르노 로비네트 시장은 쿠아치의 시신을 랭스에 매장하라는 요청을 받는다면 “절대적으로 거부할 것”이라며 랭스가 광신도들의 기도 장소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프랑스법은 주민이 사망하면 유족이 고인이 태어나거나 살았던 도시의 시장에게 시신 매장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는 유족이 고인의 시신을 가족 무덤에 안치할 수도 있다.

지금까지 프랑스는 이같은 법에 따라 테러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라 할지라도 이슬람식으로 매장될 수 있도록 했다.

일례로, 2012년 프랑스 남부 툴루즈에서 7명을 죽인 알제리 출신 프랑스인 테러범 모하메드 메라의 시신도 툴루즈 인근 도시의 이슬람 묘지에 익명으로 매장됐다.

일각에서는 이런 원칙이 이번 테러범들에게도 적용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법률 전문가인 쟝-뤼크 브랭기에르는 “죽은 사람 누구에게나 매장될 권리가 있다”며 결국 테러범들도 프랑스 주민들이므로 당국은 그들의 시신이 매장될 장소를 찾아줄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테러범의 묘지가 극단주의자들의 성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와 관련해선 묘지를 익명으로 하거나 묘비에 아무런 글귀도 적어넣지 않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과거 미국에서도 테러범들의 시신 처리 문제는 골칫거리였다.

2013년 4월 보스턴 마라톤 테러를 저지른 뒤 경찰에 사살된 타메를란 차르나예프의 시신도 지역사회의 매장 거부로 갈 곳이 없어 헤매다 결국 버지니아주의 작은 이슬람 묘지에 묻혔다.

2011년 5월 미군에 사살된 국제테러조직 알 카에다의 지도자인 오사마 빈 라덴의 시신은 이슬람 전통 장례 절차를 거친 뒤 수장됐다. 묘지를 마련할 경우 지지자들의 성지가 될 것이란 우려에서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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