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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만에 내성 없는 새 항생제 개발

30년 만에 내성 없는 새 항생제 개발

입력 2015-01-08 10:58
업데이트 2015-01-08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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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獨·英 연구진, 전통방식으로 개발해 테익소박틴으로 명명

1980년대 이후 30년 만에 처음으로 전통방식을 이용한 새로운 항생제가 개발됐다.

더 중요한 것은 이 항생제가 내성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1928년 알렉산더 플레밍이 최초의 항생제 페니실린을 발견한 이후 지금까지 100여가지 항생물질이 발견됐다.

그러나 1987년 이후는 단 하나의 새로운 항생물질도 발견되지 않고 있고 기존 항생제들마저 대부분 내성이 생겨 효력을 상실한 상황에서 이는 항생제 개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보스턴 노스이스턴 대학 항균제발견센터(Antimicrobial Discovery Center)와 독일, 영국 과학자들이 참가한 연구팀은 1만여종의 토양 박테리아를 실제 토양과 같은 조건에서 배양하는 전통방식으로 새로운 강력 항생제를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고 가디언, 텔레그래프 등 영국 신문 인터넷판들이 7일 일제히 보도했다.

연구팀은 이 박테리아들이 방출하는 항생물질 후보 중 25가지를 추려낸 뒤 비교분석을 통해 가장 효능이 뛰어나고 내성 가능성이 없는 하나를 찾아내 테익소박틴(teixobactin)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항생제는 대부분 다른 미생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독성물질을 방출하는 박테리아나 곰팡이에서 추출된다.

이 항생물질은 쥐실험에서 치명적인 혈액, 폐, 피부 감염을 일으키는 항생제내성 황색포도상구균(MRSA)과 폐렴 연쇄상구균(streptococcus pneumoniae)을 말끔히 소멸시켰다.

또 심장, 전립선, 요도, 복부 감염을 일으키는 장구균(enterococcus)에도 효과가 있었다.

테익소박틴은 기존의 항생제와는 작용하는 기전이 다양하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기존의 항생제는 표적이 박테리아의 단백질이고 단백질은 박테리아가 쉽게 바꿀 수 있다. 이것이 내성이 생기는 원인이다.

그러나 테익소박틴은 단백질 외에 박테리아의 ‘아킬레스 건’이라고 할 수 있는 세포벽의 구성물질을 공격한다고 연구에 참가한 본 대학의 탄야 슈나이더 박사는 밝혔다.

박테리아가 세포벽의 구성을 바꾸려면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테익소박틴에 내성이 생긴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그는 설명했다.

새로운 항생제 개발이 어려운 것은 토양 박테리아 종류는 땅속이 아니고는 99%가 시험관 배양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연구팀 그래서 아이칩(iChip)이라는 특수 배양장치를 개발해 사용했다.

토양 박테리아의 서식지와 같은 조건을 만들어 주기 위해 박테리아 종류마다 차단벽에 가두고 이를 흙 속에 넣어 배양한 것이다.

2주 후 박테리아들이 적당히 증식하자 연구팀은 차단벽 위쪽에 병원균을 투입해 박테리아의 항생물질 방출을 유도했다.

그러나 테익소박틴의 한가지 흠은 MRSA, 연쇄상구균, 결핵균 같은 그람양성(Gram-positive) 박테리아에만 효과가 있고 대장균(E.coli), 클레브시엘라균, 슈도모나스 같은 그람음성균에는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세균은 세포벽의 구조에 따라 그람양성균과 그람음성균 두 가지로 분류된다.

테익소박틴이 실제 임상에 사용되려면 아직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이라고 연구를 지휘한 노스이스턴 대학 항균제발견센터 소장 킴 루이스 박사는 말했다.

우선 안전성과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임상시험에 2년 정도가 필요하고 현재 개발된 모델은 주사형이기 때문에 투여가 보다 간편한 경구용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Nature)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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