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역사범죄 부인은 범죄 되풀이 의미”(종합)

시진핑 “역사범죄 부인은 범죄 되풀이 의미”(종합)

입력 2014-12-13 00:00
업데이트 2014-12-13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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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범죄 부인·침략 미화 일본 우익세력 겨냥중국, 첫 난징대학살 국가추모제 개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3일 “역사의 범죄를 부인하는 것은 범죄를 반복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침략의 과거사를 부인하는 일본 측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시 주석은 중국이 처음으로 제정한 난징(南京)대학살 희생자 국가추모일인 이날 장쑤(江蘇)성 난징 시내 난징대학살희생동포기념관에서 거행된 추모식에서 “역사를 잊는 것은 배반”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시 주석이 일본 측을 향해 강경한 메시지를 던짐으로써 지난달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정상회담을 계기로 호전 기미를 보여온 중일관계에도 적지않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난징대학살은 제2차대전의 3대 참사 가운데 하나로 반인류적 범죄일 뿐만아니라 인류 역사의 암흑의 사건”이라며 “일제 침략의 엄중한 범죄를 잊지 말아야 하고 침략전쟁을 미화하는 어떤 행위도 인류 평화를 해치는 것으로 단호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1937년 12월 13일 일본군이 야만적으로 난징을 침략해 세상에서 가장 비참한 난징대학살 참상을 저질렀다”면서 “30만명의 동포가 처참하게 살육당하고 수많은 부녀자들이 유린당하고 수많은 어린이들이 죽임을 당했다”며 비참했던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역사는 시대가 변한다고 바뀌는 것이 아니며, 사실은 교활한 말로 잡아뗀다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난징대학살의 참상은 ‘산과 같이 명백한 증거가 있다’(鐵證如山)고 강조했다.

그는 “그 누구라도 난징대학살 참상을 부인한다면 역사는 물론 30만의 무고한 희생자의 넋, 13억 중국인민, 평화와 정의를 사랑하는 세계인들 그 누구도 동의할 수 없다”고도 했다.

그러면서도 “우리가 군국주의자들이 일으킨 침략전쟁 탓에 이 민족을 모두 원수로 여겨서는 안 되며 전쟁 범죄는 소수 군국주의자들에게 있는 것이지 그 나라 인민에게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추모식을 개최한 이유에 대해 “계속 원한을 키워나가자는 뜻이 아니다”라면서 “중·일 인민들은 세대를 넘어 우호관계를 키워 나가고 역사를 거울로 삼아 미래로 향함으로써 인류평화를 위해 공동으로 공헌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과거사를 미화하는 역사 퇴행적인 태도를 보이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를 비롯한 일본 우익인사들과 양심있는 일본인들과 차별화를 두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시 주석은 “우리 모두는 난징대학살 희생 동포들의 넋을 위로하며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위한 중국꿈(中國夢)을 실현해 나가야 한다”며 “중화민족의 미래 발전 전망은 비할 바 없이 밝다”고 역설했다.

이날 추모식은 장더장(張德江)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의 사회로 비장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중국 각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기념식은 희생자에 대한 묵념과 희생자를 위한 헌화, 70여명의 난징시 청소년대표의 평화선언 낭독, 시 주석과 생존자 대표인 샤수친(夏淑琴.85) 할머니의 추모 기념물 제막식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시 주석의 추모사가 끝난 뒤 희생자 30만명을 상징하는 비둘기 3천마리가 난징시 하늘로 날아올랐고 중국 지도부를 비롯한 참석자들은 추모식에 이어 난징대학살 기념관을 참관했다.

이날 추모식에는 당초 중국 최고지도부인 7명의 정치국 상무위원 전원이 참석할 가능성도 점쳐졌으나 시 주석과 장 위원장 외에 다른 지도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1985년 8월 15일 문을 연 난징대학살기념관은 ‘중국판 홀로코스트’로 불리는 대학살의 현장 위에 세워져 있다. 희생자 추모일은 77년 전 일본의 난징대학살이 시작된 날이다.

중일전쟁 당시인 1937년 12월 13일부터 이듬해 1월까지 국민당 정부 수도였던 난징시에서는 30만명 이상(중국측 추정)의 중국인이 일본군의 총칼에 처참하게 숨졌다.

일본군이 난징 시민을 상대로 무차별 학살을 자행한 잔혹함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고 관련 기록이 전한다. 일본은 이런 역사적 사실의 상당 부분을 부인하고 있다.

추모제가 열리는 난징 시내에는 ‘국치를 잊지 말고 중화의 꿈을 실현하자’(勿忘國恥 圓夢中華), ‘과거를 잊지 말고 미래의 스승으로 삼자’(前事不忘 后事之師) 등의 구호가 내걸려 추모 분위기를 한껏 띄웠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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