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TV 여성앵커, 성추행 두고 “즐기는 중” 망언

이집트 TV 여성앵커, 성추행 두고 “즐기는 중” 망언

입력 2014-06-12 00:00
수정 2014-06-12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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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TV의 여성 앵커가 최근 카이로 도심 타흐리르 광장에서 벌어진 집단 성추행, 성폭력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이집트 민영방송TV ‘타흐리르’의 여성 앵커 마하 바흐나시는 지난 8일(현지시간) 저녁 타흐리르 광장에 수백 명이 모여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 취임을 축하하는 행사의 진행 상황을 현장 기자를 통해 생방송으로 보도했다.

방송 중 현장 기자는 타흐리르광장 한복판에서 남성 여러 명이 여성 한 명을 성추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바흐나시 앵커는 해당 기자의 보도를 잠시 끊고 나서 “사람들이 행복해 한다. 그들이 (성추행을) 즐기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 앵커가 킬킬거리며 웃는 모습도 그대로 방영됐다.

이런 내용이 알려진 직후 이집트 내에서는 이 앵커를 비판하는 여론이 들불처럼 번졌다.

타흐리르 방송사는 성명을 내고 바흐나시 앵커의 부적절한 발언에 사과한 다음 “여성 인권 보호와 성추행 인식 고취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방송사는 또 이 여성 앵커의 출연을 중지시켰다고 전했다.

바흐나시 앵커가 주말에 한차례 진행하는 프로그램도 다른 앵커로 교체될 것이라고 이 방송사 관계자는 말했다.

타흐리르 광장에서 집단 성추행을 당한 여성은 당시 여러 명의 남성으로부터 폭행을 당하고 뜨거운 물에 데여 화상을 입은 채 병원으로 옮겨졌다.

엘시시 대통령은 지난 11일 이 여성이 입원한 병원을 방문해 사과하고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집트 경찰은 당일 타흐리르 광장에서 모두 8명의 여성이 성추행 피해를 보았으나 성폭력을 당한 여성은 없다고 밝혔다.

이집트에서는 2011년 시민혁명으로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축출되고 나서 치안이 극도로 나빠져 타흐리르 광장 등 거리에서 내외국인을 불문하고 여성을 노린 집단 성폭행 사건이 자주 생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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