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아시아, 국수주의자 힘겨루기로 위험 직면”

“아시아, 국수주의자 힘겨루기로 위험 직면”

입력 2014-05-23 00:00
업데이트 2014-05-23 09:51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인도국민당(BJP)의 나렌드라 모디가 인도의 새 총리로 당선되면서 아시아의 가장 힘있는 4개 국가를 호전적 국수주의자들이 이끌게 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넷판이 23일 보도했다.

신문은 ‘아시아 국수주의자 파워 게임의 위험성’이란 제목의 칼럼을 통해 국수주의 성향의 지도자가 집권하게 된 중국, 일본, 인도, 러시아 등 4개 강대국의 힘겨루기에 따른 아시아의 불안한 상황을 조명했다.

칼럼은 다자주의가 지배하던 전후 질서가 강대국간 경쟁 체제의 부활로 무너지고 있다며, 다른 어느 지역에서보다도 부상하는 동양 지역에서 국수주의가 힘을 얻고 있다고 분석했다.

칼럼은 인도의 새 총리가 될 모디의 공약은 빠른 경제 성장과 생활수준의 향상이지만, 힌두민족주의자인 그의 야망은 인도가 국제무대에서 중국의 맞수가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모디 총리 예정자는 취임 후 첫 방문지로 일본을 택하면서 인도와 마찬가지로 중국과 경쟁 관계인 일본과 협력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두 나라 모두 중국과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을 뿐 아니라 인도양에서의 중국 해군력 확장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일본은 인도의 경제 발전을 가속할 수 있는 기술과 투자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인도는 중국을 봉쇄할 수 있는 일본의 강력한 동맹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협력 배우자로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서방과의 대치 이후 동쪽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푸틴은 최근 중국을 방문, 시진핑(習近平) 주석과 대규모 가스 공급 계약에 서명했다.

러시아와 중국 간 가스 공급 계약은 러시아에게 서방을 대체할 수 있는 시장이 있을 뿐 아니라 부상하는 세계에서 강력한 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한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진다. 중국으로서도 가스가 필요할 뿐 아니라 유엔에서 편리한 동맹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러시아와의 밀월관계가 유리한 상황이다.

이처럼 변화무쌍한 주요 강대국 간 관계 재편은 인근 중소 국까지 연관된 충돌로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중국은 베트남, 필리핀과 남중국해에서 일촉즉발의 분쟁을 벌이고 있고, 일본과 자연스러운 동맹이 되어야 할 한국은 과거사를 인정하려 하지 않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과 관계가 소원해지면서 오히려 중국과 가까운 양상이다.

중국은 미국이 자기 이웃국가들을 등을 돌리도록 만들고 있다고 비난하지만, 오히려 중국의 주변국들은 중국의 고압적 자세 때문에 미국의 힘에 기대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강대국 간 군비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국방예산을 두자릿수로 늘려 잡았고 인도군 역시 비슷한 규모의 예산을 확보했다. 일본의 아베도 헌법에 대한 재해석을 통해 군대의 해외 파병을 쉽게 하려 하고 있다.

비록 약해지고 있다고는 해도 여전히 다른 모든 나라를 능가하는 군사력을 가진 미국은 사태를 관망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아시아 지도자들의 마음속에 있는 가장 큰 의문은 이처럼 강력한 미국의 군사력이 언제까지 지속할 것인가이다.

최근 중동에서의 미군의 철수를 지켜보면서 많은 미국의 동맹국들은 미국의 안전보장이 언제까지 지속할 수 있을지에 의문을 품고 있다.

일본과 한국의 관리들은 중단기적으로는 미국이 필요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스스로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한다. 칼럼은 “국수주의가 뭐가 문제냐”고 물었던 도쿄(東京) 친구의 말을 소개하면서 피로 얼룩진 유럽 국수주의의 역사가 답변이 될 수 있겠지만, 아시아의 4대 강국 지도자들이 이러한 유럽의 역사를 읽을 만한 시간이 있었는지가 의문이라고 끝을 맺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내가 바라는 국무총리는?
차기 국무총리에 대한 국민 관심이 뜨겁습니다. 차기 국무총리는 어떤 인물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대통령에게 쓴 소리 할 수 있는 인물
정치적 소통 능력이 뛰어난 인물
행정적으로 가장 유능한 인물
국가 혁신을 이끌 젊은 인물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