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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007작전’으로 ‘남수단 평화협상’ 성사시켜>

<반기문, ‘007작전’으로 ‘남수단 평화협상’ 성사시켜>

입력 2014-05-08 00:00
업데이트 2014-05-08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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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새벽5시 경호원만 데리고 남수단 방문…정부·반군 ‘협상다짐’ 받아내

6일(현지시간) 새벽 5시 아랍에미리트 수도 아부다비 국제공항.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소수의 경호원과 보좌관만을 이끌고 새벽 비행기에 올랐다.

아부다비에서 열린 ‘국제 기후변화 장관 회의’를 마친 반 총장이 ‘비밀리에’ 방문한 곳은 정부군과 반군간 대립으로 정세가 불안해지고 있는 남수단이다.

반 총장이 남수단을 전격 방문한 것은 남수단 사태를 그대로 뒀다가는 ‘르완다 학살’에 버금가는 대량학살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남수단에 도착한 반 총장은 가장 먼저 남수단 유엔사무소(UNMISS) 관내에 위치한 난민 수용소를 찾았다.

이 곳은 반 총장의 제안으로 유엔이 처음으로 도입한 ‘오픈 게이트 폴리시’를 적용한 난민수용소다.

오픈 게이트 폴리시란 반 총장이 지난 4월 르완다 학살 20주년을 계기로 내놓은 새로운 구상으로, 특정 지역 사람들이 분쟁이나 학살 위험에 맞닥뜨렸을 때 현지 유엔사무소의 책임자가 ‘직권으로’ 난민들에게 은신처를 제공해 보호한다는 정책이다.

1994년 르완다 학살이 일어났을 때 유엔이 행정적인 절차 등을 이유로 현지 사무소를 개방해 은신처를 제공하지 않는 바람에 ‘인종청소’에 가까운 대량학살이 일어난데 대한 반성 차원에서 마련된 개선책이다.

반 총장은 유엔의 관료주의적 대처로 대량학살이 발생하는 것을 막고자 이를 제안했다.

난민 수용소 방문을 마친 반 총장은 곧바로 살바 키르 남수단 대통령과 만나 “내전이나 대량학살을 피하려면 반정부 지도자 리크 마차르 전 부통령과 만나 대화로 사태를 풀어야 한다”고 집요하게 설득했다고 7일(현지시간) 반 총장 측이 전했다.

반 총장의 설득에 키르 대통령은 오는 9일 에티오피아에서 반군 지도자 마차르 전 부통령을 만나겠다고 다짐했다.

반 총장으로서는 절반의 수확을 거둔 셈이지만 반군 지도자로부터 같은 대답을 얻어내지 못하면 수포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마차르 전 부통령의 소재를 파악하는게 쉽지 않았다. 이에 반 총장은 온갖 수단을 동원해 마차르 전 부통령 측과 접촉, 키르 대통령의 다짐 등을 전한 뒤 마차르 전 부통령측이 반 총장에게 전화통화를 하기로 다짐을 받아냈다.

그러나 당초 약속한 시간이 지나도록 마차르 전 부통령측으로부터 아무런 회신이 오지 않았다.

촉박한 일정에 쫓겨 남수단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반 총장으로선 애써 추진했던 남수단 평화회담이 무산될 위기를 맞았다.

결국 시간에 쫓긴 반 총장이 공항으로 향하던 중 반 총장의 전화가 울렸다. 반 총장이 학수고대하던 반군측으로부터 회신이 온 것이다.

이에 반 총장은 반군 측과 10여분간 통화한 끝에 키르 대통령과 마차르 전 부통령이 오는 9일 에티오피아에서 남수단 사태 해결을 위한 평화회담을 하겠다는 확답을 받아냈다고 반 총장측이 전했다.

반 총장의 한 측근은 “남수단 평화회담이 열린다고 해서 사태가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오는 9일 정부와 반군측이 머리를 맞대기로 한 만큼 사태 진전이 있을 것으로 희망한다”고 말했다.

남수단에서는 지난해 12월 최대 부족인 딘카족과 두 번째로 큰 누에르족의 충돌로 촉발돼 5개월째 내전이 이어지고 있다. 키르 대통령은 딘카족 출신이고 누에르족 출신인 마차르 전 부통령은 반군을 이끌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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