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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째 계속되는 미 LA한인회장 선출 파행

3대째 계속되는 미 LA한인회장 선출 파행

입력 2014-05-02 00:00
업데이트 2014-05-0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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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동포 사회 한인회의 ‘맏형’ 격인 미국 로스앤젤레스 한인회 회장 선거가 3대 연속 파행으로 치달았다.

로스앤젤레스 한인회장 선거관리위원회는 1일(현지시간) 제임스 한 씨를 제32대 회장 선거 당선자라고 공고하고 당선증을 교부했다.

선관위는 이에 앞서 케니 박 로스앤젤레스 한인상공회의소 회장의 후보 등록 서류에 하자가 있다며 후보 등록을 취소하고 제임스 한 씨의 단독 출마가 됐다며 무투표 당선을 결정했다.

이로써 로스앤젤레스 한인회장은 30대, 31대, 32대 등 3대 연속 선관위가 경쟁 후보를 탈락시키는 방식으로 무투표 당선자를 냈다.

지난 2010년 제30대 한인회장 선거 때도 선관위는 선거 운동 규정을 위반했다며 박모 후보의 자격을 박탈하고 스칼렛 엄 후보의 무투표 당선을 결정했다. 이어 2012년 제31대 한인회장 선거 역시 선관위가 선거 운동 관련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박 모 후보의 후보 자격을 취소한 뒤 배무한 후보의 무투표 당선을 확정했다. 최근 4년 동안 3차례 한인회장 선거에서 모두 선관위의 결정으로 회장 당락이 결정됐다.

75만 명으로 추산되는 로스앤젤레스 지역 한인 동포들에게 한인회장을 뽑을 기회조차 주지 않은 셈이다.

이번에는 선관위가 케니 박 후보가 다른 사람이 가져간 입후보 신청용지를 사용해 후보 등록을 취소했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를 댔다. 더구나 케니 박 후보는 18일 후보 등록을 했지만 선관위는 후보 등록 마감일인 21일 오후에 갑자기 회의를 열어 ‘입후보 신청 용지는 후보자가 수령해야 한다’는 규정을 제정해 소급 적용했다. 선관위 측은 “모든 절차가 적법했으며 결정은 민주적 투표로 내렸다”고 설명했다.

선관위가 제임스 안 씨를 무투표 당선시키려는 꼼수를 부렸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케니 박 후보는 “누가 봐도 억지”라면서 “교민 사회의 분열과 분란이 우려돼 소송이나 불복은 않겠지만 납득할만한 설명을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역대 한인회 회장단 모임인 한우회는 “제임스 안 씨의 한인회장 당선은 무효”라며 “선거 절차를 다시 밟으라”고 촉구했다. 이용태 한우회장은 “이런 식으로 한인회장을 선출하면 누가 로스앤젤레스 동포의 대표로 인정하겠느냐”며 “교민 사회 단체장들이 한자리에 모여 대응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한인회를 통해 한인 동포사회와 소통하는 로스앤젤레스 주재 한국 총영사관도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전근석 동포 담당 영사는 “자꾸 이런 식으로 선출되니 한인회장의 대표성을 인정하지 말아야 한다는 동포 사회의 여론도 있다”면서 “한인회장 선거에 개입해서는 안 되지만 가능하면 공정하고 깨끗한 선거로 뽑았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한편 1974년 미국에 이민 와 줄곧 로스앤젤레스에서 사업을 해온 제임스 안 당선자는 지역사회센터 건립, 한인 동포의 정치력 신장, 동포 노인 복지 향상, 한인회의 봉사 활동 강화 등 4가지 사업에 역점을 두고 한인회를 이끌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제임스 안 당선자는 선거 잡음에 대해서는 “뭐라 말할 입장이 아니다”라며 “케니 박 후보 등을 만나 한인 사회를 위해 손을 잡고 일하자고 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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