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機 조종사 연루의혹도 원점…수사 혼란 가중

말레이機 조종사 연루의혹도 원점…수사 혼란 가중

입력 2014-03-18 00:00
업데이트 2014-03-18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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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내륙-인도양 수색 본격화…美해군 ‘너무 넓다’ 선박수색 중단

말레이시아 여객기 실종이 조종사 등에 의한 고의적인 사고일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여겨져온 정황 중 하나가 번복되면서 사고 수사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말레이시아항공 아흐마드 자우하리 야햐 최고경영자(CEO)는 항공기 실종 전 조종석의 마지막 교신에 앞서 고의로 작동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진 운항정보 교신시스템(ACARS)의 작동 중단 시점을 알 수 없다며 정부의 이전 발표를 뒤집었다.

이는 정부가 항공기 실종에 조종사 등이 개입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제시했던 정황을 부정하는 것이어서 기장과 부기장에 집중해온 경찰의 사고 원인 조사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 실종 여객기가 이륙 후 7시간 이상 비행한 것으로 확인된 뒤 말라카해협 등일부에서만 진행돼온 수색 작업은 중국이 인공위성과 항공기로 육지 수색에 나서고 호주가 인도양 수색을 주도하면서 다시 본격화하고 있다.

그러나 카자흐스탄 등이 항공기 실종 당일 자국 영공에 진입한 미확인 항공기가 없었다고 밝히는 등 추적 단서가 여전히 드러나지 않은 반면 수색 범위는 내륙과 해양 모두 크게 넓어져 수색에 난항이 예상된다.

◇ 말레이항공 “교신시스템 중단 시점 모른다” = 아흐마드 자우하리 CEO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파리크 압둘 하미드(27) 부기장이 지상 관제탑과 마지막 교신을 한 시점의 운항정보 교신시스템(ACARS) 작동 여부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실종 당일 오전 1시 19분(현지시간) 부기장이 ‘다 괜찮다. 좋은 밤’이란 최후 무선을 쿠알라룸푸르 관제소로 보내기 전에 ACARS 주요 기능이 고의로 꺼진 상태였다는 말레이시아 당국의 이전 설명을 뒤엎는 것이다.

연료나 엔진 상태 등 기체 정보를 자동 전송하는 ACARS의 주요 기능이 차단된 상태에서 별 이상 없다는 무선을 보낸 것은 조종석 측이 의도적으로 비행기를 빼돌리려고 했다는 가설을 뒷받침하는 중요 정황으로 제시됐었다.

그러나 ACARS 차단 시점이 번복되면서 조종사들의 실종 연루 의혹도 단정하지 못할 상황이 됐다.

아흐마드 자우하리 CEO는 ACARS가 오전 1시 7분 신호를 보낸 뒤 다음 신호 송신 시간인 1시 37분 예정된 신호를 보내지 못했다며 정확한 중단 시점을 알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비행기 위치·고도 등을 레이더 기지에 전송하는 또 다른 핵심 장치인 트랜스폰더(transponder)는 오전 1시21분께 꺼졌다고 덧붙였다.

AP통신은 이 때문에 ACARS와 트랜스폰더가 거의 비슷한 시점에 차단됐다는 가설도 나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누군가가 비행기 납치를 목적으로 통신장치를 차례로 끈 게 아니라 기기가 우발적 장애로 고장이 났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최후 무선을 한 부기장 외에 조종석에 함께 앉은 자하리 아흐마드 샤(53) 기장, 승무원, 승객, 엔지니어 등 공항요원 등에 대해 고강도 수사를 벌이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가 없다.

뉴욕타임스(NYT)는 그러나 말레이 당국과 수사에 참여한 외국 전문가들이 지금도 기내 누군가의 고의적 행동 탓에 사고가 일어났을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본다고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한편 후앙후이캉 말레이시아주재 중국대사는 일부에서 중국인 탑승객이 항공기 납치 또는 테러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데 대해 모든 중국 탑승객에 대한 조사에서 이런 추정을 뒷받침할만한 어떤 증거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 아시아 내륙·인도양 수색 본격화 = 호주가 말레이시아와 인도양 수색을 주도적으로 실시하기로 합의한 데 이어 18일 중국이 수색에 인공위성을 제공하기로 하고 항공기로 자국 영토 수색에 나서면서 수색이 다시 본격화하고 있다.

히샤무딘 후세인 말레이시아 국방장관 겸 교통장관 대행은 중국과 카자흐스탄이 라오스에서 카스피해에 이르는 북부항로를 수색하고 있다며 내륙과 인도양 수색에 모두 26개국이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항공기 행방을 추적할 단서는 전혀 드러나지 않고 있다.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 파키스탄, 인도 등은 항공기 실종 당일 자국 영공에 진입한 미확인 비행기가 없었다고 밝혔다.

현재 MH370기의 행방을 추정할 단서는 미처 꺼지지 않은 ACARS 일부 기능이 보낸 위성 신호뿐이다. 이 신호는 그러나 위치 정보를 담고 있지 않아 항공기 경로는 여전히 불명확하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사고 열흘이 넘어도 내륙에서 실종기 흔적이 발견되지 않는 만큼 비행기가 남부 항로로 갔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이 지역 수색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남부 항로가 속한 인도양 남부는 너무 넓어 수색에 난관이 예상된다.

미국 해군 7함대는 이날 ‘범위가 너무 넓다’며 군함 1척으로 수행하던 남부 항로 수색을 중단하고 항공기로 대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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