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팽창 우주론’ 입증에 이론 창시자들 반색

‘급팽창 우주론’ 입증에 이론 창시자들 반색

입력 2014-03-18 00:00
업데이트 2014-03-18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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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이 남극에 설치된 관측 장비를 통해 ‘인플레이션(급팽창) 우주론’을 입증하는 직접 증거를 발견했다는 소식에 수십년 전 이 이론을 만든 물리학자들이 반색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우주론은 우주가 대폭발 직후 매우 짧은 시간에 빛의 속도보다 더 빠르게 지수함수적으로 급팽창하면서 현재와 같은 형태로 존재하는 기초가 마련됐다는 이론이다.

‘인플레이션 우주’라는 관념의 창시자로 가장 널리 꼽히는 인물은 앨런 구스(67)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교수다.

그는 스탠퍼드 선형가속기센터(SLAC) 국립연구소에 연구원으로 재직중이던 1980년 1월 인플레이션 우주론을 발표했다.

구스 교수는 실험결과가 발표된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실험 결과를 통보받고 놀라서) 뒤로 자빠졌다”(bowled over)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죽기 전에 인플레이션 우주론에 대한 실험적 직접 확증이 나오리라고 기대하지 못했다면서 “자연을 연구하려면 운이 좋아야 하는데, 분명히 우리가 운이 좋았던 것”이라고 기쁜 마음을 털어놨다.

구스 교수는 지난주 이번 실험의 연구책임자인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센터의 존 코백 교수가 직접 찾아와 실험 결과를 통보해 줬다고 밝혔다.

구스 교수는 AP통신에 이번 발견의 의미에 대해 “자연이 자기 카드를 우리(인류)가 볼 수 있도록 펼쳐 놓는 방식으로 우리에게 협조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초기 우주의 급팽창에 관해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제시됐지만, 이번 실험 결과만으로도 그 중 일부 아이디어는 틀렸다고 보고 배제할 수 있는 근거가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AFP 통신에 이번 실험이 “틀림없이 노벨상을 받을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현재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는 부류의 인플레이션 우주론인 ‘카오스 인플레이션 이론’을 1983년에 내놓은 스탠퍼드대의 안드레이 린데 교수는 실험 발표 당일에 카리브해(海)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었다.

그는 네덜란드령 카리브해 보나이레에서 NYT 기자의 전화를 받고는 “아직도 (흥분으로) 숨이 가쁘다”며 “이런 소식을 접하는 것은 휴가를 망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전세계 기자들과 과학자들로부터 쇄도하는 문의에 답해야 해서 휴가에 제대로 쉬지 못한다는 푸념이다.

그는 지난 주 휴가지로 떠나려고 집에서 짐을 싸던 도중 스탠퍼드대의 동료 교수이며 이번 실험에 참여한 차오린 쿠오 교수로부터 이 소식을 통보받았다.

스탠퍼드대는 쿠오 교수가 샴페인을 들고 린데 교수의 집으로 찾아가서 대문을 열고 실험 결과를 알려 주는 장면, 이를 듣고 린데 교수가 기뻐서 흥분하는 장면, 린데 교수 부부와 쿠오 교수가 함께 샴페인을 따서 건배하는 장면을 녹화해 인터넷에 공개했다.

린데 교수는 “처음(문 두드리는 소리를 들었을 때)에는 ‘배달시킨 적도 없는데 누가 배달을 왔나’ 생각했다”며 “그런데 생각해 보니 내가 배달시킨 게 맞기는 하더라. 30년 전에 배달시킨 거였다”라고 비디오에서 말했다.

자신이 1983년 내놓았던 이론이 확증됐다는 뜻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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