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티브 사퇴 이후…시리아 반정부세력 ‘혼돈’

카티브 사퇴 이후…시리아 반정부세력 ‘혼돈’

입력 2013-03-25 00:00
업데이트 2013-03-25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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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산 히토’ 과도체제 놓고 파벌간 반목 심화

시리아 반정부 연합체인 시리아국민연합의 무아즈 알 카티브 의장이 24일(현지시간) 돌연 사퇴를 선언하면서 시리아 야권이 ‘방향타’를 잃은 채 크게 흔들리는 모습이다.

특히 시리아 사태의 향방을 논의할 아랍연맹(AL) 정상회의를 이틀 앞둔 시점에서 반정부 세력의 핵심 리더가 갑작스레 물러난 것이어서 혼돈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관측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카티브 의장의 사퇴 배경과 관련, 이미 지난해부터 시작된 시리아 야권 내부의 극심한 갈등이 폭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카티브 의장은 시리아 정부 측에 조건부 대화를 제의하며 사태해결의 돌파구를 찾으려고 했으나 오히려 야권 내부로부터 격렬한 비판을 받으면서 구체적인 성과를 내는데 실패했다. 야권 내의 파벌 싸움과 향후 진로를 둘러싼 의견차이가 그만큼 심했던 것이다.

이런 와중에 과도 정부를 이끌 가산 히토 임시 총리가 선출된 것이 도화선이 됐다. 카티브 의장으로서는 자신이 반대해온 인물이 시리아국가위원회(SNC)에 의해 임시 총리로 기용되자 심적인 압박을 크게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AFP 통신도 카티브 의장이 사퇴 이유를 설명하면서 ‘외부의 간섭’을 거론한 점에 주목했다.

카티브 의장이 가산 히토 임시총리가 선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사퇴의사를 전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한 반정부세력 관계자는 “카티브 의장이 일부 국가, 특히 카타르가 반정부 세력을 좌지우지하기 위해 히토를 임시 총리로 밀었다는 의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반체제 인사도 과도정부의 권한을 어느 수준으로 할 것인지가 결정되지 않은 가운데 카타르가 히토 총리를 아랍연맹회의에 초대한 것이 사퇴 발표를 촉발시켰다고 분석했다.

투표 때부터 잡음이 불거져나온 히토 총리는 반군단체 자유 시리아군으로부터도 대표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자유 시리아군은 일부 세력이 반대의사를 밝히고 퇴장한 가운데 투표가 이뤄졌기 때문에 모든 세력 간의 합의를 통해 선출된 총리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리아국민연합은 일단 카티브 의장의 사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카타르 외무장관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달라”며 재고를 요청한 상태다.

반면 히토 총리를 지지했던 무슬림형제단 측과 연계된 야권 인사는 “과도정부가 앞으로 필요한 일들을 잘 해결해 나갈 것”이라며 카티브 의장의 사퇴로 인한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이어 “다음 달이면 새로운 의장을 뽑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카티브 의장의 사퇴 이후의 지도체제를 놓고는 야권 내부의 의견이 일치하지 못하고 있어 당분간 혼란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퇴에 대한 외부의 평가도 엇갈리고 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사퇴의사에 유감을 표하면서도 야권 연합이 발전하려면 “불가피한 변화”라고 말했다.

그러나 살만 셰이크 브루킹스 도하 센터 소장은 이번 사태로 시리아국민연합의 신뢰도가 큰 타격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셰이크 소장은 “이번 사태는 반정부 세력연합이 붕괴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카티브 의장의 사퇴를 계기로 이념도, 종파도 다른 반정부세력을 억지로 묶어놓았던 시리아국민연합의 앞날이 ‘바람 앞의 등불’처럼 흔들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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