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영TV서 ‘후계자’ 마두로 부통령 노출 늘어전문가 “권력이양 작업 이미 시작됐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암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그가 후계자로 지명한 니콜라스 마두로 부통령이 지도자로서 이미지를 확산하면서 권력 이양 작업이 이미 시작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22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국영TV는 최근 며칠 간 마두로의 젊은 시절 활동상을 전기 형식의 화면에 담아 방영하고 있다.
이 같은 방영 형태는 최고 지도자인 차베스에게나 어울릴 법한 것이다.
반면 지난 주 국영TV가 낸 차베스 관련 영상 보도는 차베스가 두 딸과 함께 찍은 사진을 내보낸 게 유일했다.
국영TV가 ‘마두로의 공적’을 화면에 자주 노출하면서 지도자의 이미지를 차베스에서 마두로로 조금씩 대치해나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차베스가 암을 견디지 못하고 대통령에서 물러날 경우 30일 내 대통령 재선거가 치러지며 마두로는 야권 연대 후보와 맞붙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분히 재선거를 염두에 둔 미디어 정치가 시작됐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마두로는 과거 차베스가 주재했던 군 퍼레이드 등 공식 행사에도 그를 대신해 참석하면서 ‘지도자=마두로’라는 이미지를 확산해 가고 있다.
그는 외국에서 열리는 정상회의에도 참석해 대외적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역사학자인 마르가리타 로페스 마야는 “정부가 정치 변동으로 길을 보다 열어두고 있다”면서 “권력이동은 차베스가 쿠바로 떠나기 전 마두로를 후계자로 지명했을 때인 작년 12월 8일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통합과 결속력 같은 느낌을 필요로 한다. 이런 전략은 차베스 추종자들을 중심으로 지지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노조 지도자 출신인 마두로는 차베스 집권 동안 외무장관으로 일하면서 차베스의 굳은 신임을 얻어 작년 10월 대통령 선거 이후 부통령에 임명됐다.
이후 차베스가 쿠바로 떠나기 전인 지난 해 12월 8일 후계자로 공식 지명하면서 차베스를 이을 최고 권력에 올라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