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살배기 러시아 男兒 미국인 양부모 폭행으로 사망

세 살배기 러시아 男兒 미국인 양부모 폭행으로 사망

입력 2013-02-19 00:00
업데이트 2013-02-19 15:47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머리뼈ㆍ내장 손상될 정도로 폭행…정신안정제 먹이기도”

미국으로 입양된 러시아 어린이가 미국인 양부모의 폭행으로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또다시 파문이 일고 있다.

이타르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중대 범죄를 수사하는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는 18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에서 숨진 러시아 남자 아이 막심 쿠지민(3세ㆍ미국명 막스 알란 샤토) 사망 사건에 대해 사실 관계 파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미-러 당국에 따르면 막심은 지난 1월 21일 텍사스주(州) 가든데일시(市)의 양부모 집에서 사망했다. 검시 결과 아이의 머리와 다리 등에 심한 상흔이 발견됐다. 러시아 대통령 아동권리 담당 특사 파벨 아스타호프는 “막심이 양어머니 샤토로부터 심한 폭행을 당한 뒤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양어머니는 그동안 아이에게 정신안정제도 먹여온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 아동권리 문제 특사 콘스탄틴 돌고프는 “아이의 머리뼈와 내장이 손상을 입었으며 이는 외부에서 가해진 심한 충격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어머니는 막심에게 정신분열증 환자에게 사용하는 심리치료제를 먹여온 것으로 조사됐다고 돌고프는 덧붙였다.

막심은 동생 키릴과 함께 지난해 말 러시아 북서부 프스코프주의 고아원에서 미 텍사스주의 샤토 가정으로 입양됐다. 텍사스주 검찰은 이번 사건 수사와 관련 러시아 측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는 그러나 텍사스 주정부와는 달리 미 국무부가 이번 사건을 파악하는데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막심 사망 사건은 지난해 말 러시아가 미국 내에서의 자국 입양아 부당 대우를 문제삼아 미국인의 러시아 아이 입양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포함한 대미(對美) 인권법을 채택한 뒤 발생했다.

지난 2008년 미국인 양아버지의 부주의로 숨진 두 살배기 러시아 입양아의 이름을 따 ‘디마 야코블레프 법’으로 불린 이 법은 러시아인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러시아인에 해를 끼치는 범죄를 저지른 미국인의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입국 금지 등 제재를 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인의 러시아 아이 입양 금지도 법 조항 가운데 하나였다. 이 법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올 1월부터 발효됐다.

하지만 디마 야코블레프법 채택으로 러시아 아이들의 미국 입양 길이 막히면서 러시아 국내외에선 양국의 정치 갈등 와중에 죄없는 아이들이 희생양이 됐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게 일었다. 미국은 러시아 고아를 입양해온 주요 국가다.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지난해까지 미국으로 입양된 러시아 아이는 모두 4만5천여명에 이른다.

이같은 비판에 대해 러시아 정부는 미국 내에서 러시아 입양아들이 폭행을 당하거나 사망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음에도 미 당국은 현지 주재 러시아 영사가 이 사건들에 대해 조사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등의 부당한 상황이 계속됐다며 입양 금지법 채택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