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소비자’ 겨냥 바비 조립세트 나온다”

“‘아빠 소비자’ 겨냥 바비 조립세트 나온다”

입력 2012-12-05 00:00
업데이트 2012-12-05 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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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결정권 엄마→아빠 이전 반영..매장도 남성 취향에 맞게 개편

세계 최대 완구회사 마텔이 다음 주에 바비 인형 조립세트(construction set)를 선보인다.

바비 인형을 50여 년간 만들어 온 이 회사가 조립세트를 출시하는 것은 처음이다.

조립세트에 들어 있는 바비 역시 분홍색이다. 남자가 아닌 여자 아이를 염두에 둔 제품이라는 얘기다.

이는 자녀에게 어떤 장난감을 사줄지를 결정하는 것이 점차 아빠의 몫이 되고 있는 미국 사회의 현상을 반영하는 상징적인 사건이기도 하다.

뉴욕타임스(NYT)는 가정용품의 구매 결정권이 엄마한테서 아빠에게로 넘어가는 현상이 완연한 가운데 업계의 판매전략도 ‘아빠 소비자’를 겨냥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고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의 남자 아이들이 조립세트를 권유받은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에는 여자 아이에게도 조립완구를 추천하는 부모가 늘어나고 있다.

공간 지각력을 높여 수학과 과학 공부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맞벌이 부부나 일하는 아내를 대신해 아이를 키우는 남편이 늘면서 아이에게 필요한 물건에 대한 구매 결정권을 아빠가 갖는 가정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연방 인구조사국 통계에 따르면 취학 전 자녀가 있는 맞벌이 가정의 20%(2010년 기준)는 남편이 아내보다 육아에 더 집중한다.

2011년에는 직장 여성의 37.6%가 남편보다 돈을 많이 벌었다. 이는 10년 전의 30.7%보다 크게 증가한 수치다.

마텔이 바비 조립세트를 내놓기로 한 것은 이런 현상을 두루 반영한 결과다.

조립완구는 어려서 많이 갖고 놀았던 아빠에게 친숙한 장남감이고 딸 아이와 함께 즐길 수도 있는 제품이기 때문에 아빠 고객층을 끌어들이기에 좋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회사에 조립세트를 출시하라고 조언한 심리학자인 모린 오브리언 박사는 “기존 바비 인형과 달리 조립완구는 아빠와 딸이 함께 시간을 보내기에 좋다”고 강조했다.

마텔과 함께 바비 조립세트를 출시한 메가 블록스의 비크 버트랜드 혁신 담당 이사는 “장난감 구매에서 아빠의 영향력이 훨씬 커진 현실을 적극 고려했다”고 말했다.

완구산업 이외의 영역에서도 이런 추세가 적극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구매 결정권이 여성에게 있다는 인식에 따라 여성 소비자의 취향에 맞게 설계된 매장들이 남성들이 좋아하는 쪽으로 상품 진열대 등의 내부 구조를 바꾸고 있는 것이다.

백화점 업체인 시어스는 남성 쇼핑객의 편의를 위해 각종 공구의 위치를 작업복 바로 옆으로 옮겼다.

세계적인 가정용품 제조업체인 ‘프록터 앤드 갬블’은 아내가 이제는 남편의 샴푸나 면도 크림을 고르지 않는 현실을 고려해 남성용품 코너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남성 소비자에 대한 보고서를 최근 발표한 IPG 메가브랜즈의 리즈 로스 북미법인 대표는 “육아에 뛰어드는 아빠가 늘어나면서 ‘아무 것도 모르는 아빠’라는 인식이 서서히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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