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출처 조사중”‥英단체, 퍼트레이어스 메달 수여식 연기
성추문으로 낙마한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내연녀 컴퓨터에서 상당량의 기밀정보가 발견돼 당국이 획득 경로를 조사하고 있다.익명의 미국 법무 및 국가안보 관련 당국자들은 퍼트레이어스 전 국장의 내연녀인 전기작가 폴라 브로드웰이 사용한 컴퓨터에 상당량의 기밀자료들이 저장돼 있었다고 14일(현지시간) 밝혔다.
앞서 미국 연방수사국(FBI) 조사관들은 지난 12일 당사자 동의 하에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 위치한 브로드웰의 자택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당국자들은 발견된 자료들이 중요한(significant) 것들이기 때문에 어떤 경로를 통해 획득했는지에 대해 계속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브로드웰이 비밀분류된 정보의 취급에 대한 규정을 준수했는지 여부 등에 대해서도 조사중이라고 전했다.
이번에 확인된 기밀정보가 브로드웰의 군생활 당시 업무와 관련된 것인지, 전역후 퍼트레이어스로부터 빼낸 것인지 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앞서 퍼트레이어스와 브로드웰은 FBI의 조사 때 두 사람 사이에 비밀정보 전달은 없었다고 진술했다.
미 육군사관학교(웨스트 포인트) 출신인 브로드웰은 군 정보당국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으며, 당시 비밀정보 사용허가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정부 규정에 따르면 비밀로 분류된 자료들의 경우 보안이 확보된 장소 또는 컴퓨터에 보관해야 하기에 브로드웰은 규정 위반에 걸릴 여지가 있다.
법무 당국의 관계자들은 FBI의 이번 조사가 형사처벌 없이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다만 브로드웰이 기밀서류 취급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날 경우 그에게 일정한 행정 처분이 내려질 수 있다.
이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조사결과를 예단하지는 않겠다고 전제하면서도 비밀로 분류된 정보가 유출된 증거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13일 워싱턴 DC에 있는 자기 형제의 거처에서 목격된 브로드웰은 워싱턴의 유명 변호사 로버트 뮤즈를 변호인으로 선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영국의 국방 관련 싱크탱크인 로열유나이티드서비스연구소(RUSI)는 당초 오는 26일 그를 런던으로 불러 거행하기로 했던 메달 수여식을 내년초로 미루기로 했다.
RUSI는 최근 상황을 감안, 퍼트레이어스에 대한 ‘체스니 금메달’ 수여식을 내년초로 연기하기로 했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당초 RUSI는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사령관을 지낸 퍼트레이어스가 세계 안보에 기여한 공로를 치하하는 의미에서 메달을 수여할 계획이었다. 체스니 금메달 역대 수상자 중에는 전직 영국 총리인 마거릿 대처, 윈스턴 처칠 등이 포함돼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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