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우드가 아들 보과과 협박, 신경쇠약 시달려”헤이우드, 보과과에 230억원 배상 요구
중국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당서기의 부인 구카이라이(谷開來)는 9일 재판에서 범행 당시 아들 보과과가 살해 협박을 받고 있다는 소식에 제정신이 아니었다고 토로했다.10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구카이라이는 영국인 사업가 닐 헤이우드를 살해한 혐의를 인정한 데 이어 “ 헤이우드가 보과과의 신변을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해 듣고 멘탈 붕괴(mental breakdown·신경쇠약)를 겪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가 구카이라이의 병원기록을 조회한 결과 그가 과거 만성 불면증과 우울증, 편집증 등으로 치료를 받은 것은 사실이며, 최근까지 상당한 양의 항우울제를 복용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구카이라이의 국선변호인은 헤이우드가 살해되기 3일전 보과과에게 보낸 이메일의 전문을 증거로 제출했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당시 재판에 참석했던 한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9일 전했다. 이메일의 진위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 이메일에 따르면 헤이우드는 보과과가 추천한 부동산개발사업 투자가 실패로 돌아가자 보과과에게 약속된 수익의 10%인 1천300만파운드(약 230억원)를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또 돈을 보내지 않으면 “널 파멸시킬 것”이라고 보과과를 협박했다.
한편 이메일을 사용하지 않는 구카이라이에게 이 소식을 전한 것은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집사 장샤오쥔(張曉軍)이었다.
이메일을 확인한 구카이라이는 장샤오쥔에게 헤이우드를 충칭시로 데려오라 지시했고, 지난해 11월 13일 두 사람은 이곳의 한 호텔방에서 단둘이 만나 술을 마셨다.
헤이우드가 독한 위스키로 만취해 몸을 가누지 못하는 상태가 되자 구카이라이는 미리 준비한 독약과 함께 대기 중이던 장샤오쥔을 방으로 불러들였다. 잠시 후 구토를 거듭하던 헤이우드가 마실 물을 달라고 요청하자 장이 헤이우드를 침대에 눕혔고, 구카이라이는 헤이우드의 입에 독약을 섞은 물을 들이붓고 나서 방을 떠났다고 자백했다. 구카이라이에 대한 선고는 보류된 상태다. 탕이간(唐義干) 법원 대변인은 판결이 언제 나올지는 말할 수 없다면서 구카이라이가 조사에 협력한 점이 참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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