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격투기 황제’ 표도르 은퇴 선언

러’ ‘격투기 황제’ 표도르 은퇴 선언

입력 2012-06-23 00:00
업데이트 2012-06-23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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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연승 뒤 “가족과 함께하고 싶다”며 은퇴 발표 “메르세데스 벤츠사 러시아 공장 공식 모델 계약”

러시아의 ‘격투기 황제’ 표도르 에멜리아넨코(36)가 21일(현지시간) 은퇴를 선언했다.

현지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표도르는 이날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레도보이 드보레츠(얼음궁전)’에서 열린 ‘M-1 글로벌’ 경기에서 브라질의 페드로 히조를 1라운드 1분24초만에 KO로 제압한 뒤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싶다며 은퇴 의사를 밝혔다.

표도르는 경기 하루 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경기가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며 은퇴를 시사했었다.

◇ 3연승 뒤 은퇴선언 = 표도르의 마지막 경기는 짧고도 강렬했다. 시작 종이 울린 후 곧바로 상대 히조를 몰아붙이던 표도르는 그의 얼굴에 왼손 오른손 주먹을 연이어 퍼부으며 KO 시켰다. 표도르의 해머 주먹에 연타를 맞고 링에 쓰러진 히조는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한채 누워 있다 주변의 부축을 받고서야 간신히 일어났다.

경기장을 찾은 1만여명의 관중은 떠나갈 듯한 환호로 표도르의 승리를 축하했다. 마이크를 잡은 표도르는 관중을 향해 “오늘의 승리는 여러분과 나 모두의 승리다. 여러분에게 승리를 안겨줘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하루 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은퇴를 시사한 것을 염두에 둔 사회자가 “떠나지 마라, 표도르”라며 관중의 마음을 전했지만 표도르는 나지막이 “신의 뜻이다”란 말을 남기고 링을 내려왔다.

그는 뒤이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때가 온 것 같다. 링을 떠난다”며 은퇴 의사를 거듭 확인하고 “이 결정에는 가족이 영향을 미쳤다. 딸들이 내 보살핌 없이 자라고 있다”며 은퇴 이유가 가족에게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 위한 것임을 밝혔다. 그는 이 결정은 최종적인 것이라며 “어떤 환상적 제안으로도 나를 유혹하지 못할 것”이라고 확고한 의지를 드러냈다.

표도르는 두번의 결혼에서 13살, 5살, 1살 난 세 딸을 두고 있다.

◇ 푸틴 대통령이 직접 축하 = 이날 표도르의 마지막 경기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함께했다. 국제경제포럼 참석을 위해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방문한 푸틴은 경기장을 찾아 링 바로 앞에서 표도르를 응원했다.

푸틴은 표도르가 승리를 거둔 뒤 링에 올라 “당신 때문에 격투기가 러시아에서 이렇게 인기가 높아졌다”며 “진심으로 고맙게 생각하고 축하한다”고 치하했다. 표도르는 푸틴 대통령이 격투기를 지원해 준 것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총선과 대선을 앞둔 지난해 11월 모스크바에서 열린 경기에서 푸틴이 표도르의 승리를 축하하기 위해 링에 올랐을 때 관중은 휘파람을 부는 등의 야유를 보냈으나 이번에는 아무런 일이 없었다고 이타르타스 통신은 전했다.

러시아 전통 호신술 ‘삼보’와 유도 선수였던 표도르는 2000년부터 종합격투기에 뛰어들어 10년 가까이 한번의 패배를 제외하고 32승의 연승 가도를 달렸다.

’격투기의 대명사’, ‘격투기의 황제’란 화려한 수식어가 그를 따라 다녔다.

그러나 미국 스트라이크포스 대회에 진출한 뒤부터 참담한 실패를 겪어야 했다. 표도르는 2010년 파브리시오 베우둠에게 처음 패한 데 이어 지난해 안토니오 실바와 댄 헨더슨에게 연이어 TKO 패를 당했다.

3연패의 좌절을 맞본 그는 ‘사실상 표도르의 시대는 끝났다’는 혹평을 들으며 러시아로 돌아갔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모스크바에서 열린 ‘M-1’ 대회에서 미국의 제프 몬슨에 판정승을 거두며 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같은 해 12월 일본에서 열린 ‘다이너마이트 2011’ 대회에서 다시 일본의 유도영웅 이시이 사토시를 1라운드 2분29초 만에 KO로 누르고 2연승을 내달렸다.

연패의 좌절 속에서도 “선수에겐 언제나 시련기가 오기 마련”이라며 링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였던 그는 3연승으로 명예를 회복한 뒤 ‘마지막 황제’가 되어 링을 떠났다.

◇ 벤츠 광고 모델로 선정 = 표도르는 은퇴 후 러시아 중부 도시 니즈니노보고로드에 생겨날 메르세데스 벤츠 미니버스 생산 공장의 공식 광고 모델을 맡기로 했다고 벤츠 러시아 지사 대표 유르겐 자우에르가 22일(현지시간) 밝혔다.

니즈니노보고로드에 생산기지를 둔 러시아 자동차 생산 업체 가스(GAZ)와 벤츠사는 이날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국제경제포럼에서 GAZ사 공장에서 메르세데스 벤츠사의 미니버스 차종인 스프린터(Sprinter)를 조립생산하기로 합의하고 협정에 서명했다. 벤츠사는 이 사업에 1억 유로 이상을 투자하고 GAZ사도 9천만 달러를 보태기로 했다.

표도로는 자신이 벤츠사의 광고 모델로 활동하기로 했다는 발표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다고 이타르타스 통신 등 현지 언론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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