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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의 대물림’ 7천년 전 증거 발견

‘불평등의 대물림’ 7천년 전 증거 발견

입력 2012-05-30 00:00
업데이트 2012-05-30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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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 자가 좋은 땅 갖고 후손에 물려줘

초기 신석기 시대인 약 7천년 전 유럽의 농경 사회에서 ‘가진 자’가 좋은 땅을 차지하고 대대손손 물려 줌으로써 불평등이 대물림되기 시작했음을 시사하는 증거들이 발견됐다고 BBC 뉴스와 사이언스 데일리가 29일 최신 연구를 인용 보도했다.

영국 카디프 대학의 앨러스데어 휘틀 교수가 이끄는 국제 연구진은 중부 유럽 지역에서 발굴된 신석기 시대 유골 300여 구를 분석해 자귀(나무를 깎거나 다듬는 연장)와 함께 매장된 농부들과 그렇지 않은 농부들에게서 이런 불평등의 증거를 발견했다고 미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발표했다.

출신 지역을 밝혀주는 치아 속 스트론튬 동위원소 분석 결과 돌 자귀와 함께 묻힌 농부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동위원소의 다양성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귀를 가진 사람들이 가까운 토지에서 자란 농작물을 먹고 산 반면 자귀가 없는 사람들은 먼 곳까지 다니며 농사를 지어야만 했음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자귀를 가진 사람들은 거주지에서 가까울 뿐 아니라 초기 농민들이 선호했던 비옥한 황토 지역에서 농사를 지었으며 이들은 이런 토지를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한편 스트론튬 분석 결과 이 시대 여성들은 출신지가 외지인 경우가 남성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나 당시 외지 여성들이 남성 중심의 공동체로 들어오는 ‘시집살이’(부거제) 전통이 강했음을 반영하고 있다.

연구진은 “공동체의 다양성은 농경사회로 전환되던 매우 초기부터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이런 다양성은 부(富)를 차지하려는 개인간의 경쟁보다는 대물림과 혈연 제도를 통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학자들이 유골 분석을 통해 발견한 새로운 증거들은 신석기 시대 유럽에서 발견된 ‘부거제’(父居制: 남편의 아버지 집에서 살기) 전통의 고고학ㆍ유전학ㆍ인류학ㆍ언어학적 증거와 일치하는 것이다.

이는 신석기 시대에 인류 개체군이 어떤 방식으로 확산됐는지를 보여주는 유전학적 모델링에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이다. 이런 모델에서는 성차별적 이동 패턴과 신분 격차의 비중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연구진은 “우리의 연구 결과와 고고학적 연구들을 종합해 보면 신석기 초기 오늘날 독일 지역의 농민들은 토지 사용권 제도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보다 후기 선사시대의 매장 및 물질 문화에서 불평등과 세대간의 부(富) 이전 증거가 강력하게 나타나긴 하지만 우리의 연구는 차등적인 토지 접근권의 기원이 이보다 이른 신석기 초기로 거슬러 올라감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신석기 시대 유럽에 토지와 가축 등 자산의 대물림 제도가 도입됐고 이와 함께 부의 불평등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두말할 것도 없이 이후 청동기와 철기, 산업시대를 거치면서 부의 불평등 현상은 심화됐지만 불평등의 ‘씨앗’이 뿌려진 것은 신석기 시대였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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