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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슈퍼 차이나] ③현지 한·중 기업인 엇갈린 경제전망

[기로에 선 슈퍼 차이나] ③현지 한·중 기업인 엇갈린 경제전망

입력 2012-03-12 00:00
업데이트 2012-03-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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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진출 韓기업인 “과도한 규제·사금융·고령화로 성장 한계”

“금융 문턱이 높은 데다가 급격한 고령화로 인한 인력 부족까지 예상되니 중국 경제는 어둡죠.”(선전 진출 한국 기업인 김모씨)

“중국이 연간 8% 경제성장을 못하는 게 아니라 부동산 가격을 잡으려고 하지 않는 겁니다.”(중국 기업인 장모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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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중국 선전(深?)시에 위치한 한 중소기업의 정보통신기기 공장에서 직원들이 부품을 조립하고 있다. 선전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지난 1일 중국 선전(深?)시에 위치한 한 중소기업의 정보통신기기 공장에서 직원들이 부품을 조립하고 있다.
선전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중국 선전(深?)시에서 만난 기업인 6명의 중국 경제에 대한 전망은 극명하게 갈렸다. 스스로를 ‘중국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라고 믿는 중국 기업인들은 3차 산업을 향한 개혁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중국에서 활동 중인 한국 기업인들은 기업 부담 증가, 사금융 번창, 불합리한 수입 구조, 급격한 고령화 등으로 중국 경제의 미래가 밝지 않다고 평가한 경우가 많았다.

종업원 수가 2만 8000명에 달하는 중국계 제약회사의 임원인 류모씨는 선진국들이 중국 경제가 힘들어질 것이라는 예측은 하지만 정작 핵심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중국은 사회보장체계가 미흡해 국민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창업 열기가 높다.”면서 “중국 정부가 경제 발전에 대한 통제만 낮추면 중국이 향후 20년간 8% 수준의 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2020년에 중국이 세계 최고의 의약 생산 기지가 될 것”이라면서 “문제는 선진국에서 지적하는 중국 내 인건비 상승이 아니라 선진국과의 경쟁”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2010년 제조업 부가가치 규모는 1조 9000억 달러로 미국(1조 8000억 달러)을 추월했다. 신발, 완구 등 경공업 중심의 수출 구조도 최근 들어 광학정밀, 철강, 선박 등으로 다양화됐다. 2000년대 10년간 중국은 이공계 석·박사를 94만명 배출했는데 이는 우리나라(19만명)의 5배다.

반면 한국계 영상 부품 제조업체에서 근무하는 김모(47)씨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매년 인건비가 20%씩 오르는 데다가 둥관(?莞)시의 경우 철수하는 외자 기업이 급증할까 봐 인상된 최저임금을 발표조차 못 한다는 얘기가 나돈다.”면서 “외자 기업에 대한 규제가 늘어나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중국 현지에 6개월 이상 체류한 경우 해당 근로자에 대한 세금을 중국 정부에 내는데 180일이 아니라 월간 10일씩 6개월만 체류해도 6개월로 산정하고 있어 불공정하다고 김씨는 전했다. 또 중국 내 20% 이상의 소득세를 피하기 위해 소득을 타국으로 가져가는 행위에 대한 단속도 강화됐다고 했다.

기업인 이모(55)씨는 중국이 수출 일변도 성장을 하면서 생긴 불합리한 수입 구조를 지적했다. 그는 “중국은 수입의 중요성을 간과해 생산용 원자재만 수입했을 뿐 자원 비축은 미흡하고, 기술·서비스·금융 분야의 수입도 부족하다.”면서 “자원은 많지만 기술은 부족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중국의 석유 비축량은 최대 90일치로 일본(169일)보다 낮다. 2010년 서비스무역 수입액은 1922억 달러로 전체 수입의 13.8%에 그쳤다. 전 세계를 기준으로 서비스무역이 전체 무역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25% 수준이다.

특히 중국 정부의 금융시장 통제로 기업들이 사금융 시장으로 내몰리고 있다. 중국계 사업가 허모씨는 “은행 문턱이 높고 경제는 어려워지니 대부분 자기 돈으로 사업을 하던 중소기업들이 연 이율 70~80%에 달하는 사금융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면서 “지난해 원저우(溫州)에서 200여명의 사업주가 야반도주한 것은 빙산의 일각”이라고 말했다.

선전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2012-03-12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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