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북한 구간 가스관 건설 비용 모두 부담할 것”

“러, 북한 구간 가스관 건설 비용 모두 부담할 것”

입력 2011-11-30 00:00
업데이트 2011-11-30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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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러 3각협력 담당 러’ 외무부 특명대사 티모닌 밝혀”DMZ내 가스인도 지점 논의할 3국회담 조만간 개최 기대”

러시아는 현재 남북러 사이에 본격 논의되고 있는 북한 경유 가스관 건설 프로젝트와 관련, 북한 통과 구간의 가스관 건설 비용을 모두 직접 부담할 계획이라고 러시아 외무부 고위 관리가 30일(현지시간)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에서 남북러 3각 협력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알렉산드르 티모닌 특명대사는 이날 현지 유력 일간 ‘코메르산트’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국영가스회사) 가스프롬은 북한 구간의 가스관 건설과 관련한 모든 문제를 북한 측하고만 해결할 것”이라며 “가스프롬이 약 700km에 달하는 북한 구간 가스관 건설에 따른 비용 전부를 부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티모닌 대사는 이와 함께 “가스프롬은 가스관 건설에 필요한 기술적 자원을 갖고 있으며 어쩌면 가스관 건설과 이후 운용 과정에 북한 노동력을 끌어들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올해 말 이전에 (가스관 프로젝트와 관련한) 러시아와 북한 공동 실무 그룹의 첫번째 회의가 열릴 것이고 여기서 프로젝트 실현과 관련한 세부 사항들이 논의될 것”이라고 전했다.

러시아측이 북한 경유 가스관 건설 비용 부담 여부를 공개적으로 밝히기는 처음이다.

티모닌 대사는 가스관 프로젝트 실현을 위한 남북러 공동 회담 가능성에 대해 “3국의 조율된 노력이 필요한 문제는 사실상 남북한의 국경에 해당하는 4km에 달하는 비무장지대(DMZ)에서 가스 공급 지점을 어디로 할지 남북 양측이 모두 수용할 수 있도록 조율하는 것”이라며 3자 회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남북한과 러시아는 모두 가스관의 DMZ 통과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일정한 단계에 3자 혹은 남북한 사이의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는 데 견해를 같이하고 있다”며 “러시아는 남북한이 조만간 각자의 입장을 정리하고 그 뒤 가스프롬이 참여한 가운데 이 구간(DMZ)에서의 공동 작업 규정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 낼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티모닌은 최대 이슈인 가스관의 안전 보장 문제와 관련 “북한이 가스관 프로젝트 참여를 다른 ‘좋지 못한 목적’에 이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러시아는 우리와 남북한 관계의 현 상황 및 한반도와 그 주변 지역의 복잡한 군사-정치적 상황과 연관된 모든 요소에 대한 치밀한 분석을 한 뒤에 결정을 내렸다”며 안전 확보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는 북한과 한국이 이 프로젝트의 최종 결과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이 프로젝트의 성공적 실현을 위한 일종의 보증으로 본다”며 “또한 러-북, 러-한 합의서에 프로젝트 참가자들이 가스관의 정상적 기능을 위해 최대한 유리한 조건을 만드는 의무를 진다는 조항이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티모닌은 가스관 건설 일정과 관련 “지난 9월 15일 가스프롬과 한국가스공사가 체결한 로드맵(사업 일정)에 기본적인 방향과 일정이 규정돼 있다”며 “로드맵에 따라 가까운 시일 내에 러시아와 한국이 가스 공급량, 공급 기간, 가격 공식, 가스 인도 지점 등과 관련한 상업적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협상의 결과로서 대략 내년 초에 (러시아와 한국 사이에) 가스 공급-구매 계약이 체결될 것이고 이후 가스관 설계와 건설 작업이 시작될 것”이라면서 “그렇게 할 때만 2017년부터 한국으로의 가스 공급이 개시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티모닌 대사는 “아직 러시아와 북한 사이에는 정부 간 가스분야 협력 협정이 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러시아는 가스관 프로젝트 실현의 법률적 기반 마련을 위해 이 협정을 체결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면서 “이 문서가 내년 초 가스프롬과 한국가스공사 사이에 상업적 합의가 이루어지고 나면 준비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한반도종단철도(TKR) 연결 사업 전망에 대해 “조만간 한반도 상황이 개선되고 남북한 관계가 정상화돼 한국 기업들이 북한 나진부터 남북한 국경까지의 북한 철로 개보수 작업에 참여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러시아 전력의 남한 공급 프로젝트에 대해선 “북한을 경유해 남한으로 연결되는 송전선 건설은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철도와 가스관 프로젝트를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바로 이 때문에 남북한이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많은 부분은 러시아 전력의 최종 수요자인 한국의 입장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티모닌은 러시아가 최근들어 3각 협력 프로젝트를 집중적으로 추진하는 이유에 대해 “남북러 3자 경제 협력 구상은 러-한 외교 관계가 수립된 직후인 90년대 초반부터 생겨났으나 당시에는 한반도의 정세와 연관된 여러 원인과 대규모 공동 프로젝트에 대한 남북러의 준비 부족 등으로 프로젝트가 실현될 수 없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경제적, 대외정치적 여건이 성숙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3각 협력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필요성은 2008년부터 중단된 북핵 6자회담과 2010년 고조된 남북한 긴장 관계 때문이었다”며 “이같은 교착상태에서 벗어나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3각 협력”이라고 강조했다.

티모닌 대사는 “3각 협력에는 경제적 요소뿐 아니라 정치적 요소도 포함돼 있다”며 “이 프로젝트는 러시아와 남북한 간의 협력을 강화하고, 3국 모두의 중요한 경제 이익에 부합할 뿐 아니라 동시에 남북 관계 정상화를 지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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