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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스페인産 오이 무죄”…독일-스페인 ‘앙금’

EU “스페인産 오이 무죄”…독일-스페인 ‘앙금’

입력 2011-06-02 00:00
업데이트 2011-06-02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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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 규명 오리무중..”영구미제로 남을 수도”

유럽을 떨게하고 있는 장출혈성 대장균(EHEC)의 오염원이 스페인이 아닌 것으로 파악됨에 따라 유럽연합(EU)은 1일(이하 현지시각) 스페인산 오이에 대한 경보를 해제했다.

그러나 원인규명 작업은 오리무중이다. 특히 스페인이 자국을 오염원으로 지목한 독일 측에 대한 법적 대응을 모색하면서 양국간에 감정의 골은 깊어가고 있다.

◇스페인 누명 벗어 = EU 집행위원회는 이날 스페인산 오이에 대한 경보를 해제하고, 이 사실을 스페인 정부에 통보했다.

스페인 정부는 “스페인 농업 분야가 최대한 신속하게 정상을 회복하기 위한 중요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EU 집행위는 독일 함부르크 당국이 EHEC의 오염원을 스페인산 채소류로 최초 지목한 이후 자체 검토를 거쳐 지난달 27일 스페인 남부 알메리아와 말라가 주에서 출하된 유기농 오이를 EHEC 오염원으로 판단했었다.

EU가 사실상 자신들의 오판을 시인하자 스페인은 지난 일주일간 15만t의 농산품이 팔리지 않아 약 2억9천만 달러의 손실을 봤다면서 독일 등에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알프레도 페레스 루발카바 스페인 부총리 겸 내무장관은 현지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우리 농산품의 품질에 의문을 제기한 측에 대해 조치를 취하는 방안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이번 건의 경우 함부르크에 대해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일 이번 사태가 스페인과 독일 관계에 추가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독일 투자자와 은행들의 대 스페인 투자가 스페인이 고속성장을 이어가는데 큰 기여를 했다는게 일반의 평가지만 유로존 재정위기가 스페인을 강타한 이후 독일이 스페인을 그리스, 포르투갈과 같은 부류로 취급하는데 대해 스페인 측의 심기가 불편했다.

특히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최근 연설에서 스페인의 과다한 공휴일과 짧은 근로시간, 조기 은퇴 관행 등을 지적하면서 독일에 대한 스페인의 감정은 크게 악화됐다.

그런 터에 이번 오이 파동과 관련해 독일로부터 누명을 쓰게 되자 스페인의 분노는 임계치에 도달하게 됐다고 FT는 분석했다. 특히 스페인 공공보건연합은 1일 이번 EHEC 파문과 관련한 독일의 태도는 “외국인 혐오증에 가깝다”고 일갈했다.

독일은 당초 스페인산 유기농 오이를 EHEC의 주범으로 지목했으나 연구 결과 스페인산 오이는 환자들에게 발견됐던 것과는 다른 종류의 박테리아만 확인됐다고 밝혔다.

◇원인규명 난망 = 현재 유럽에서 EHEC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17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 가운데 유럽 의료당국은 원인 규명에 애를 먹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오염된 채소가 상당부분 이미 시장에서 사라졌을 것이기 때문에 원인 규명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정확한 피해규모를 파악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현재 독일 보건 당국은 자국내에 EHEC 감염자가 1천534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실제 감염자수는 이 수치의 세배에 달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독일 질병통제센터가 파악한 현재 자국내 용혈 요독 증후군 환자가 470명에 달하는데, 일반적으로 EHEC환자의 약 10%에게서 이 증세가 나타난다는 점을 감안하면 EHEC 감염자 수는 4천700명에 이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영국 이스트 앵글리아 대학의 폴 헌터 교수는 “EHEC는 우리가 지금 인식하는 것 보다 훨씬 크게 유행하고 있을 수 있다”며 EHEC에는 “그것을 더욱 치명적으로 만드는 독특한 유전적 특성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번 EHEC 사태의 경우 환자의 3분의 2가 여성이며, 86%가 성인이라는 세계보건기구(WHO)의 통계로 미뤄 채소, 과일류를 자주 만지게 되는 주부들이 위험에 가장 많이 노출돼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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