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7곳 18시간 통금… 거리엔 군인만

도시 7곳 18시간 통금… 거리엔 군인만

입력 2010-03-04 00:00
업데이트 2010-03-04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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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강진 닷새째… 사망자 계속 늘어 800명 육박

칠레 강진 수습과정에서 약탈 문제가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지진 발생 닷새째인 3일(현지시간) 통행금지 조치가 내려진 도시가 2곳에서 7곳으로 늘었다. 적용 시간도 늘어 해당 지역 주민들은 정오까지 옴짝달싹하지 못했다. 미첼 바첼레트 대통령이 약탈 행위에 대한 엄중 조치를 공언한 데 따른 것이다. 이날 오전까지 집계된 사망자는 800명에 육박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통금 조치가 내려진 도시의 거리는 약탈을 진압하고 구호 작전을 펼치기 위해 배치된 무장 군인으로 채워졌다. 군은 지진발생 하루 뒤인 지난 28일 콘셉시온과 마울레 지역 등 2곳에 저녁 9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통행을 금지했다. 하지만 약탈 행위가 극심해지자 2일 통금 적용 도시를 2곳 추가한 데 이어 3일에는 3곳을 더 늘렸다. 통금 시간도 2배인 18시간으로 연장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먼저 군 배치를 요청하기도 했다. 우알펜시의 시장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이제 우리가 두려운 것은 지진이 아니라 범죄자들”이라면서 “죽여야 한다면 군인들에게 사살도 허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가운데 2일에는 칠레 제2의 도시 콘셉시온에서 79명이 무너진 건물 잔해에서 구조되는 희소식도 전해졌다. 칠레와 이스라엘 간 데이비스컵 지역 예선 경기의 경우 경기장이 지진 피해를 입지 않아 단 하루 연기되는 데 그쳤다.

하지만 구조 작업이 진행될수록 생존자보다는 시신이 주로 발견되는 등 지진 참상이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진앙에서 가장 가까운 도시인 마울레에서만 600명가량이 숨졌고, 사망자수는 1000명까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칠레 정부는 추산하고 있다. 이날까지 집계된 전체 사망자수는 799명이다.

여진도 계속되고 있어 주민들은 여전히 불안에 떨고 있다. 규모 5.0 이상만 따져도 2일~3일 오전 10시까지 12차례 여진이 발생했다.

한편 칠레가 이번 지진으로 수령할 수 있는 재난 보험금이 20억~80억달러에 달해 1994년 미국 캘리포니아 지진 당시 수령금 220억달러에 이어 역대 두번째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2010-03-04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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