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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섶에서] 장터/최광숙 논설위원

[길섶에서] 장터/최광숙 논설위원

최광숙 기자
최광숙 기자
입력 2017-05-30 22:28
업데이트 2017-05-31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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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어머니가 시장 보러 나가면 얼른 따라나섰다. 어머니 치마꼬리 잡고 시장 골목길을 누비다 보면 맛난 것을 얻어먹을 수 있다는 것쯤은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알았다. 이제는 어머니 조르는 재미도 없건만 여전히 시장을 둘러보는 것을 좋아한다. 깔끔하고 잘 차려진 마트보다는 사람 냄새가 나는 소박한 장터가 좋다.

여행을 가도 제일 먼저 발길이 닿는 곳이 시장이다. 아침 일찍 번개시장이 열려 밭에서 바로 따온 농산물을 만날 수 있으면 운 좋은 날이다. 어느 겨울 기차역 앞 시장 국밥집에서 먹던 따뜻한 순댓국밥도 추억이 된다.

요즘 먼 길을 떠나지 못해도 서울 도심에서 장터를 만날 수 있다. 얼마 전 청계광장에 선 장터에서는 시골에서 국산 콩으로 직접 만든 청국장 등을 잔뜩 샀다.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장터에서 한 할머니가 만든 조각 이불을 건졌다. 조각 천을 이어 만든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이불인데 할머니 품값도 안 될 1만원이다. 얇아서 여름에 덮으면 딱 좋을 듯해 구입했다. 먹을거리, 볼거리에 열심히 살아가는 삶의 현장을 만날 수 있는 곳이 장터 아닐까 싶다.

최광숙 논설위원
2017-05-3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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