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기침 공포/최광숙 논설위원

[길섶에서] 기침 공포/최광숙 논설위원

최광숙 기자
최광숙 기자
입력 2015-06-09 23:36
수정 2015-06-09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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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 만난 한 지인은 가족과 식당에 갔다가 옆자리의 사람이 콜록콜록 기침을 해 급히 자리를 옮겼다고 한다. 친한 친구도 백화점 화장실의 옆 칸에서 기침 소리가 들리기에 얼른 나왔다고 했다. 메르스 사태로 인한 시민들의 공포감이 극에 달해 가는 분위기다.

주말에 택시를 탔는데 운전기사가 기침을 했다. 뭔가를 입에 넣고는 물을 먹고, 그리고 기침을 하니 사레들었나 싶었다. 그래도 기침이 반복되자 혹 메르스의 기침을 위장하고자 음식을 먹는 것 아닐까 하는 마음마저 들었다. 밀폐된 공간이 겁나서인지 어느새 손은 슬며시 창문을 열고 있었다. 그런데 목적지에 다다르지 않았는데도 갑자기 남편이 택시에서 내리겠단다. 나중에 물었더니 운전기사와 거스름돈을 주고받고 싶지 않아 잔돈으로 갈 수 있는 곳에서 내렸다는 것이다.

심리학 용어로 ‘방어기제’라는 것이 있다. 이성적으로나 직접적인 방법으로 불안을 통제하기 곤란할 때 위험에 처한 자아를 보호하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사용하는 사고나 행동 수단을 말한다. 요즘 격리를 무시하고 돌아다니는 ‘민폐시민’들 때문에 더더욱 방어기제가 작동하는 것 같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2015-06-1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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