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종묘와 바둑/정기홍 논설위원

[길섶에서] 종묘와 바둑/정기홍 논설위원

입력 2013-11-12 00:00
수정 2013-1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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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지하철을 타 보면 노령층이 의외로 많은 데 놀란다. 다들 목적지가 있겠지만 혹시 무료함을 달래려고 지하철을 이용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최근 서울 종묘 근처를 돌아봤다. 종묘공원은 서울에서 어르신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 가운데 하나. 지난여름 찾았을 때와 달리 공원 곳곳엔 바둑을 두는 이들이 유난히 눈에 띄었다. 이미 이곳 어르신들의 놀이문화로 자리를 잡은 듯하다. 벤치에 우두커니 앉아있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볼 때마다 그들에게 심심파적의 소일거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온 터였기에 그럴까. 한가로이 바둑을 두는 풍경이 여간 반갑지 않다.

소설가 이외수씨가 트위터에 ‘탑골공원서 장기나 두지 않고 사인회 하는 건 축복’이라는 에세이집 출판 소회의 글을 올려 노인 비하 논란을 낳고 있다. 60대 후반의 그는 바쁘게 사는 축이다. 그가 누굴 비하하려 했겠나 싶지만 ‘아’ 다르고 ‘어’ 다른 것이다. 나이가 듦은 죄가 아니다. 어르신이 즐길 만한 놀이가 더 없을까. 우리 사회의 노년층 문화가 너무 빈약한 것 같아 하는 말이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2013-11-12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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