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무비유환/함혜리 논설위원

[길섶에서] 무비유환/함혜리 논설위원

입력 2012-12-14 00:00
수정 2012-12-14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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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찬 바람을 갑자기 쐰 탓에 목 감기에 걸려 버렸다. 겨울 야외활동은 장비를 완벽하게 갖춰야 하는데 일단 한번 해 보고 필요한 것을 준비해야겠다며 대충 차려입고 나선 게 후회스럽다. 그렇게 춥고 바람 부는 혹독한 날씨에 밖에서 4시간 넘게 걸은 건 아마도 처음이었던 것 같다. 그야말로 무비유환(無備有患)이다.

다음을 위해 필요한 리스트를 만들어 보니 이것저것 사야 할 게 많다. 체인형 아이젠과 다리 보호대인 스패츠, 두꺼운 모자와 여벌 장갑, 모자 달린 보온 파카, 가벼운 스틱 한쌍 등. 다 준비하고 나면 겨울이 지나가는 것은 아닐지 모르겠다. 돈도 들고, 춥고, 귀찮은데 그냥 따뜻한 집에서 주말을 편히 쉴까 하는 생각도 든다.

갑자기 정신이 퍼뜩 들었다. 겨울 날씨보다 더 혹독한 세상에 나서면서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는 것 같아서다.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 줄 알았지”라는 버나드 쇼의 묘비명이 새삼스레 가슴에 꽂힌다. 한번뿐인 인생. 이제부터라도 잊지 말자고 다짐한다. 유비무환(有備無患)!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2012-12-14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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