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자리 양보2/곽태헌 논설위원

[길섶에서] 자리 양보2/곽태헌 논설위원

입력 2012-05-16 00:00
수정 2012-05-16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그제 지하철을 탔을 때의 일이다. 한 정거장을 지나니 빈자리가 하나 생겼다. 맞은편에 서 있던 70대로 보이는 할머니가 자리 양보하는 사람이 없어 두리번거리던 중 빈자리를 발견했다. 앉으려고 그쪽으로 갔으나 빈자리와 가까운 쪽에 있던 60대인 듯한 남성이 먼저 그 자리에 앉았다. 할머니는 잠시 뻘쭘해졌다.

몇초 뒤 빈자리 옆에 앉아 있던 20대로 보이는 외국인 여성이 할머니에게 자리를 양보했다. 라틴계인 듯한 외국인 옆에는 이어폰을 꽂은 젊은 한국인 여성이 태연하게 앉아 있었다. 할머니는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한 마음에 외국인의 가방을 들어줬다. 가방 맡기는 것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걸 보니 외국인은 한국생활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된 듯했다.

버스나 지하철에서 윗사람에게 자리를 양보해 왔던 것은 우리의 자랑스러운 전통 중 하나다. 이 외국인은 이런 한국의 좋은 모습을 보고 배운 게 틀림없을 터. 외국인은 미풍양속을 배우는데, 우리의 일부 젊은이들은 거꾸로 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

곽태헌 논설위원 tiger@seoul.co.kr

2012-05-16 3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새벽배송 금지'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민주노총 택배노조의 ‘새벽배송 금지’ 제안을 두고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노동자의 수면·건강권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과, 새벽 배송을 원하는 노동자들의 ‘일할 권리’, 민생경제를 지켜야 한다는 반발이 정면으로 맞붙고 있다.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가요?
1. 새벽배송을 제한해야 한다.
2. 새벽배송을 유지해야 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