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정 행정개혁시민연합 사무총장
한국이 의장국으로 선출된 것은 그간 정부와 시민사회, 관련 공공기관, 지자체 등이 함께 정부 혁신을 위한 국가실행계획을 만들고 실천하기를 꾸준히 힘쓴 덕분이다. 무엇보다 OGP 사무국에서 밝혔듯이 세계 시민들이 민주주의에 대한 한국 시민의 열망을 인정하고 존중해 준 결과라고도 할 수 있다.
시민사회와 정부는 더 효율적이고 책임 있는 정부를 만들기 위해 혁신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 혁신 DNA가 공공조직에 뿌리내리도록 하기 위해 다각적으로 제도 개선을 했고, 유관 평가체계와 추진체계를 갖추기 위해 뜻과 힘을 모아 왔다. 민관 간 불신도 많이 줄어들었고 정부의 문턱도 낮아졌으며, 상호 교류와 정보 공유, 협업의 사례들도 많아졌다.
그래도 아쉬움은 남는다. 시민의 평가 또한 때때로 냉정했다. 이제는 공공 영역의 각급 기관이 열린정부를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인 인프라를 구축하고 민간 또한 이에 상응하는 문화적 성숙을 기할 때라는 주문이 잇따르고 있다. 정부와 시민사회의 힘이 함께 모아져야만 가능한 일이다.
대외적으로도 OGP 의장국으로서 한국의 향후 행보가 중요하다. 유엔 반부패협약,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관련 국제협약·기구와의 연계 협력, 회원국의 확대도 중요하다. 출범 10주년을 맞는 2021년에는 총회에 해당하는 ‘OGP 글로벌 서밋’을 한국에서 개최하는 방안도 검토한다고 하니 더욱 그러하다. 지나온 OGP의 10년을 돌이켜 미래의 10년을 내다보며 우리는 물론 세계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는 미션과 바람도 있다.
그러려면 다시 눈을 돌려 한국의 열린정부 성과부터 되돌아보고 각오와 다짐을 새로이 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우선 한층 더 다양하고 지속적인 정부 혁신을 위한 공동협의체의 구성과 운영을 위해 본격적으로 머리를 맞대 가면 어떨까. 시민사회의 열린정부, 협의체, 민관 협치 관련 의식과 행태와 역량에 관한 자기 성찰도 병행해 가면 어떨까. 내실부터 갖춰야 의장국으로서 외양과 실적도 좋아질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2019-10-29 3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