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한줄] 그런 관계는 없다/이슬기 기자

[책 속 한줄] 그런 관계는 없다/이슬기 기자

이슬기 기자
입력 2020-08-04 17:36
수정 2020-08-05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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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늘 우리를 사랑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매 순간 상대방을 사랑하는 인간관계는 존재하지 않아요.”(139쪽)

미국의 시인이자 비평가, 페미니즘 사상가이자 운동가였던 에이드리언 리치(1929~2012)의 산문집 ‘우리 죽은 자들이 깨어날 때’(바다출판사)의 한 대목이다. 주목받는 젊은 작가였던 리치는 세 명의 아들을 낳아 키우며 한동안 여성으로서의 자아를 잃었다. 아이들에게 무조건적으로 사랑을 줘야 한다는 전통적인 모성의 이미지에 시달리던 어머니에게, 성년이 된 아들은 이렇게 말했다.

리치는 1960년대 여성운동을 통해 가부장제의 실체를 깨닫고 레즈비언 정체성 탐구에 몰두했다. 드라마틱한 그 삶을 보고 누군가는 놀랍다고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매 순간 사회적 속박을 벗고 자기 자신으로 살고자 분투했던 한 여성이 있었을 따름이다. 어머니와, 그를 늘 마주 대하는 우리를 돌아보게 하는 구절이다.

seulgi@seoul.co.kr
2020-08-05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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