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항기 격추, 국제사회 응징 반드시 따라야

[사설] 민항기 격추, 국제사회 응징 반드시 따라야

입력 2014-07-21 00:00
업데이트 2014-07-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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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과 승무원 298명의 목숨을 앗아간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 격추 사건은 31년 전 대한항공 여객기 격추를 떠올리게 하는 천인공노할 만행이다. 민간 여객기로서는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격추 사건이라고 한다. 민간인 희생의 아픔을 잘 아는 우리로서는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 없다. 에이즈 전문가들이 다수 탑승했다가 희생된 것도 학계로서는 큰 손실이다. 이제 국제 사회가 해야 일은 누구의 소행인지 밝혀내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가능한 수단을 동원하여 응징하는 것이다.

주범은 우크라이나 내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일 공산이 커지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민간 여객기가 친러 분리주의 반군 점령지에서 발사된 지대공 미사일에 격추됐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여객기가 격추된 지역에서 비행기 격추는 처음이 아니며 러시아가 반군들에게 꾸준하게 군사적 지원을 해왔다고 한다. 우크라이나 측은 친러 반군과 러시아군 장교의 통화 도청 자료 2건을 공개했다. 미 정보당국은 ‘부크’(Buk)로 불리는 러시아제 이동식 지대공 미사일 공격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이런 내용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반군과 그 배후인 러시아가 응당 책임을 져야 한다. 국제 사회의 강력한 응징도 따라야 함은 물론이다.

대한항공 여객기 격추 사건을 계기로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민항기가 영공을 침범하더라도 격추하지 못하도록 민간항공협정을 개정했다. 이번 격추 사건이 이 협정을 위반했음은 말할 것도 없다. 이제부터 철저한 조사를 통해 사건의 경위와 주범을 밝혀내야 한다. 일단 러시아 측이 국제조사에 동참한 것은 다행스럽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ICAO가 주관하는 국제조사에 합의했다고 한다. 시진핑 중국 주석도 공정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촉구했다.

민간인 테러는 어떤 이유로도 변명할 수 없는 악행이다. 오인 공격을 했다손 치더라도 용서받을 수 없다. 국제사회는 응징과 제재를 위해 보조를 맞추어야 한다. 이미 미국은 러시아의 대형 에너지업체와 방위산업체, 반군 세력들에 대한 제재에 나섰다. 다만 걱정스러운 것은 이번 사건이 미국 등 서방국가와 러시아가 대립하는 ‘신냉전’을 촉발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제재에 대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상응하는 보복을 하겠다고 밝혀 벌써 세계 기류가 냉각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응징은 하더라도 극단적인 대결을 피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2014-07-2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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