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정말 지금이 적기인가

[사설]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정말 지금이 적기인가

입력 2012-04-30 00:00
수정 2012-04-30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작업의 시동이 다시 걸렸다. 금융위원회는 어제 우리금융지주 매각을 위해 7월 27일까지 예비입찰을 접수한다고 공고했다고 밝혔다. 2010년, 2011년에 이어 세번째다. 지난해 매각 조건과 마찬가지로 인수 또는 합병 방식을 그대로 허용하기로 했다. 다만 우리금융지주 지분 56.97%를 보유한 예금보험공사가 최대 주주로 남는 일이 생기더라도 공적자금위원회 의결을 거쳐 예보 주식의 의결권을 제한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금융위는 또 올해 개정 상법 시행에 따라 합병 때 일정 지분만 현금으로 사고, 나머지는 합병 후 생기는 새 금융지주사의 주식으로 주는 등 다양한 방식의 인수·합병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금융위가 굳이 정권 말기에 우리금융 민영화를 추진하려는 데 고개를 갸우뚱한다. 신한·하나 등 기존 금융지주사들은 이미 인수 여력이 없는 상황에서 금융위가 밝힌 대로 민영화를 추진할 경우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는 어려워진다. 정부 지분을 현금을 받고 민간에 일괄 매각하는 경우에 비해 경영권 프리미엄을 충분히 챙기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합병으로 새 금융지주사가 탄생할 경우 정부가 10~20% 안팎의 지분을 갖는 1대 주주가 되기 때문에 민영화의 취지도 무색해진다. 이 때문에 매수 주체로 떠오르는 KB금융의 외국인 주주가 반대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물론 우리금융지주의 민영화는 원론적으로는 옳다. 국내금융산업 발전을 위해서도 그렇다. 그러나 지금이 적기인가는 곰곰이 따져봐야 한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우리금융지주를 살 그룹이 있는지, 법적 문제가 있는지, 잠재 투자가가 누군지, 국내 금융지주사의 입장은 어떤지 등을 알게 됐다.”고 말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 매각은 단순한 시장논리 외에 정권 말기의 정치적인 논리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이 정부가 우리금융지주 매각에 정말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지 의구심을 갖고 있다. 연말 대선을 앞두고 관련 금융지주 노조와 여야 정치권의 부정적 기류도 심상치 않다. 김 위원장이 우리금융 매각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이 같은 분위기부터 다잡아야 할 것이다.

2012-04-30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총 13조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하기로 하자 이를 둘러싸고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경기에 활기가 돌 것을 기대하는 의견이 있는 반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소비쿠폰 거부운동’을 주장하는 이미지가 확산되기도 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