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신한은행 신화는 없고 이전투구만 남았다

[사설] 신한은행 신화는 없고 이전투구만 남았다

입력 2010-09-15 00:00
업데이트 2010-09-15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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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지주는 어제 이사회를 열고 신상훈 신한금융지주 사장의 직무를 정지시키기로 했다. 이사회는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이백순 신한은행장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신한은행이 모기업인 신한금융지주의 신 사장을 배임·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지 12일 만이다. 은행이 얼마 전까지 행장이었던 지주회사 사장을 고소한 것은 유례를 찾기 힘든 일이다. 그만큼 ‘신한은행 사태’는 충격적이다. 짧은 연륜에도 국내의 대표적인 금융그룹으로 성장한 신한은행이 라 회장·신 사장·이 행장 등 ‘빅3’ 간 권력투쟁을 보인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1982년 점포 8개인 미니은행으로 출발했다. 출범 직후부터 경영혁신과 친절을 바탕으로 새바람을 일으켰다. 외환위기 때 조흥·상업·제일·한일·서울·외환은행 등 대형 6개 시중은행이 비틀거렸지만 신한은행은 살아남았다. 오히려 조흥은행, LG카드를 인수하며 몸집을 키워나갔다. 신화를 창조했던 신한은행이 후계구도를 놓고 볼썽사나운 이전투구(泥田鬪狗)를 보이는 것은 주주와 국민들을 실망시키는 일이다. ‘빅3’는 주주와 국민들은 안중(眼中)에도 없단 말인가. 신화는 간데없고 진흙탕 싸움만 확실하게 남긴 꼴이다.

어제 열린 이사회에서는 라 회장과 이 행장이 승리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것으로 끝난 게 아니다. 권력투쟁으로 조직은 사분오열됐고 이미지 타격도 엄청나다. 신한은행이 신 사장을 고소한 것과 관련, 검찰은 그 진위(眞僞)를 조속히 가려내야 한다. 또 재일교포 주요주주는 그제 이 행장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은행장 및 지주회사 이사 해임 청구소송’을 냈다. 라 회장과 신 사장은 금융실명제 위반혐의를 받고 있다. ‘빅3’ 모두 소송 당사자이거나 실명제 위반혐의를 받는 상태에서 조직이 제대로 굴러갈 리가 없다. ‘빅3’ 모두 책임을 지고 깨끗이 물러나는 게 바람직한 해법일 수 있다.
2010-09-15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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