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범수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스마트 기술을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는 우리 사회가 기존 아날로그 사회와 근본적으로 다른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은 확실해 보이지만 동시에 그 이면에 또 다른 격차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 역시 사실이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정보들, 가령 지식의 생산이나 유통, 소비에서 계층 간 차이가 심화되고 있다. 노년 계층이나 다양한 소외 계층들에 포함된 개인들은 일반인들보다 정보 기기와 서비스에 대한 접근에서부터 이를 이용할 수 있는 능력 및 새로운 가치 창출 활용 등에서 크게 뒤처지고 있다고 한다. 기술을 통해 우리 사회는 스마트해지고 있지만 이를 활용하는 개인들 간에는 점점 커다란 격차가 나타나 서로가 소통할 수 없거나 어려움을 겪게 되는 역설이 생겨나는 셈이다.
최근 대부분의 개인들이 스마트폰을 이용하고 있지만 스마트폰을 통해 간단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다운로드받거나 이를 설치하는 방식을 모르는 사람이 다수라는 조사 결과를 살펴본 적이 있다. 게다가 스마트폰을 통해 이용하는 정보들이나 서비스들은 많지만 이용자들이 이를 다양하게 활용하지 못하고 한두 개 서비스 중심의 편식적인 소비가 이루어지는 것도 사실인 듯하다. 스마트 서비스 이용 방식을 모르거나 알더라도 활용 가치를 모르는 개인들이 늘어나면서 스마트 사회를 구성하는 계층 간 격차는 더욱더 벌어지고 있다. 이는 곧 초연결 스마트 사회를 균열시키는 잠재 요인이 될 수 있다.
게다가 더 큰 쟁점은 스마트 기기를 통해 제공되는 특정 뉴스나 정보에 대한 의존 및 소비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스스로 필요한 정보를 찾고 비판과 합리성을 통해 검증하며 대안을 모색하는 생산적 과정이 아니라 잘 만들어지고 편집된 뉴스와 정보에 길들여지고 획일화되는 측면이 적지 않다. 이는 우리 사회가 빠르고 효율적이라는 이유만으로 일부 인터넷 포털들을 중심으로 정보 생태계를 발전시켜 온 결과로 보인다. 정보 격차와 함께 정보의 편식적 소비가 대세가 되는 스마트 사회의 또 다른 단면을 살펴볼 수 있다.
아날로그의 대표적인 정보 미디어인 신문도 스마트 사회에서는 효용성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실시간 정보 제공이나 검색, 연관 정보 등 스마트 사회가 요구하는 기능들을 담고 있지 못하는 이유에서다. 기능적 측면에서 신문이 존립할 수 있는 근거들은 대부분 크게 약화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스마트 사회에서 신문이 생존할 수 있는 탈출구는 바로 연령·지역·소득별로 다양한 계층이 원하는 뉴스와 정보들을 보다 심층적 해석에 바탕을 두고 제공하는 것이다. 평균 사회를 지향하는 속도 중심의 스마트 사회에서 신문이 우리 사회의 다양성과 역동성을 정확히 해석하는 주체로 역할을 강화할 때인 듯하다. 서울신문 역시 예외일 수 없다.
2014-11-12 3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