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 하락
12거래일 만에 코스피가 하락한 1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6.22 포인트(1.05%) 내린 3413.40으로 마감했다. 연합뉴스
열흘 넘게 이어지던 코스피 랠리에 제동이 걸렸다. 외국인과 기관이 차익 실현에 나서자 개인 투자자만 매수세를 이어갔다. 증권가는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 결정을 앞두고 국내외 증시가 단기 조정에 들어선 것으로 진단한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2.22 포인트(-1.05%) 내린 3413.40로 마감했다. 장 초반 3433.83으로 출발한 뒤 낙폭을 키우며, 지난 2일부터 이어온 11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마감했다. 이달 초 정책 기대감이 살아나면서 코스피 지수는 꾸준히 올랐고, 전날까지 닷새 연속 장중과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외국인(1693억원)과 기관(2472억원)이 동반 매도에 나섰고, 개인만 3220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방어했다. 증시 전반에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준금리 결정을 앞둔 경계심리가 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에 미국 금리가 내리면 경기 둔화를 시인하는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간밤 미국 증시에서도 3대 지수가 소폭 하락한 채 마감했다.
그간 상승을 이끌었던 반도체와 금융주에서 차익 매물이 집중됐다. 반도체 업종은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의약품과 반도체 관세 부과를 시사하면서 약세를 보였다. 외국인과 기관은 주로 반도체와 조선, 방산, 원전, 금융 등 업종을 팔아치웠다.
삼성전자는 장중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으나 결국 1.51% 하락 마감했고, SK하이닉스도 4% 넘게 떨어졌다. 이외 정책 기대감으로 상승했던 한국금융지주(-2.46%), 미래에셋증권(-2.87%), 한화(-2.65%), SK(-2.58%) 등 지주·증권주도 일제히 내렸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 증시도 4월 이후 쉬지 않고 올라온 만큼 FOMC를 앞두고 자연스러운 숨 고르기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단기 조정 이후 상승세가 재개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결정 이벤트가 지나더라도 정책 기대감과 인공지능(AI) 산업 호황 등 긍정적 요인이 여전하다는 이유에서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부동산에 쏠렸던 가계 자산이 주식으로 확산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증시에는 긍정적 신호”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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