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급등에 외국인 ‘오락가락’…순매수 계속할까?

환율 급등에 외국인 ‘오락가락’…순매수 계속할까?

입력 2015-03-13 07:32
업데이트 2015-03-13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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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 순매수 축소…”유로존 QE로 매수 지속” 전망 우세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에 이어 앞으로도 ‘강(强) 달러’ 관측에 무게가 실리면서 증시에서 외국인들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일단 오락가락하는 반응을 보였다.

그럼에도 순매수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아직은 우세한 편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종가)은 지난 주말 1,098.70원에서 지난 12일 1,126.40원으로 27.70원(2.5%) 올랐다.

지난 6일 미국 고용지표의 확연한 개선으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달러 가치가 치솟은 결과다.

11일까지 급등한 환율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한 12일에도 장중 강세를 띠다 하락세로 반전해 0.1원 내린 채 마감했다. 금리인하는 환율 상승 재료지만 그간 기대가 선반영된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런 흐름 속에서 외국인의 움직임은 다소 복잡했다.

지난달 중순부터 코스피시장에서 순매수로 돌아선 뒤 지난 주말까지 10거래일 연속 ‘사자’ 바람을 일으킨 외국인들은 이번 주 들어선 ‘사자’와 ‘팔자’를 오갔다.

지난 9일(-604억원) 순매도를, 10일(796억원)과 11일(905억원)에는 순매수를, 12일에는 1천억원 가량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특히 12일에는 순매도로 장을 시작해 400억원 가까이 팔았다가 점심 무렵 사자 우위로 돌아서고는 장 마감 20분 전에 다시 팔았다.

분명한 것은 순매수 강도가 눈에 띄게 약해진 점이다.

지난주에는 순매수액이 매일 1천억원을 웃돌며 하루 평균 1천956억원, 총 9천800억원에 달했지만 금주에는 4일간 순매수액을 합쳐봐야 30억원 정도다.

실제 외국인에게는 환율이 핵심변수는 아니더라도 간과할 수 없는 변수다.

달러를 들여와 원화로 환전한 자금으로 국내 주식을 사기 때문에 환율이 뛰는 흐름에서 주식을 사면 환차손을 볼 수 있어서다. 그렇기에 환율 상승기에는 ‘팔자’로 반응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최근 움직임을 놓고는 순매수액이 줄었어도 약하게나마 사자 흐름을 탔기에 순매수 지속에 무게를 싣는 관측이 많다. 환율 급등에 순매도로 반응할 것이라는 공식이 이번에는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여기에는 유럽의 양적완화(QE)가 지난 9일부터 시행된 점이 반영됐다. 넘치는 유로화를 퍼 나르는 ‘유로 캐리 트레이드’가 본격화하면서 국내에 자금유입이 지속할 것이라는 해석에서다. 유동성효과가 환율 변수를 압도할 것이라는 얘기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외국인은 원·달러 환율 상승에도 (11일까지)코스피를 매수했는데, 과거와는 다른 이례적인 모습”이라며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효과가 본격적으로 발휘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원화가 나홀로 약세가 아니라 미국 달러화 대비로 주요국 통화가 동반 약세라는 사정도 고려됐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환율의 추가 급등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작용했을 수도 있다. 불황형 흑자라는 해석은 있지만 경상수지 흑자가 이어지며 국내에 달러 유입이 늘고 있어서다. 게다가 싸진 국제유가는 경상흑자 규모를 늘리는 요인이다.

서대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 인상 변수도 있으므로 길게 보면 달러 강세가 지속하리라고 보지만, 최근 급등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주춤할 것”이라며 “1,150~1,160원 정도를 상단으로 본다”고 말했다.

12일 장 막바지에 순매도 전환한 것에도 무게를 둘 필요가 없다는 시각이 많다. 외국인이 팔자로 마음을 바꿔먹은 결과라기보다는 ‘네 마녀의 날’(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을 맞아 프로그램 매도 물량이 쏟아진 영향으로 보는 해석이 우세하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외국인 매수세는 그리스 문제가 봉합되고 ECB의 양적완화 영향 때문으로 보인다”며 “다만 아직 기조적인 유입으로 보기 어렵기에 확 빠져나가지도, 크게 들어오지도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오는 18일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주목한다.

곽현수 연구원은 “FOMC에서 금리인상에 대한 ‘인내심’ 문구가 빠지면 달러화 강세 재료의 소멸로 상승탄력이 둔화될 가능성이 크지만 하락 전환을 기대하기도 어렵다”며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외국인 매수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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