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그룹, 계열사 발행 회사채 계열 증권사에 떠넘겨

재벌그룹, 계열사 발행 회사채 계열 증권사에 떠넘겨

입력 2013-10-07 00:00
업데이트 2013-10-07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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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의 계열사 채권 인수에 대한 규제가 이달 말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동양증권이 올해 들어서만 계열사가 발행한 회사채의 50%를 인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동부증권과 SK증권도 계열사 회사채 인수 비중이 3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그룹 내 증권사의 계열사 발행 회사채 인수물량(모집주선 포함)을 조사한 결과 올해 들어 지난달 26일까지 동양증권은 계열사가 발행한 회사채 5천760억원 중 2천880억원 어치를 인수해 비중이 50.0%를 기록했다.

동양증권의 계열사 회사채 인수 비중은 2011년 66.4%에서 작년에는 94.9%로 치솟아 계열사 물량의 대부분을 소화했으나 올해 들어서는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이어 동부증권은 올해 계열사 회사채 7천50억원 중 32.5%인 2천290억원 어치를 인수했고 SK증권도 계열사 회사채 중 30.8%를 인수해 비중이 30%를 넘었다.

또 삼성 계열사가 발행한 회사채 중 삼성증권이 인수한 물량은 25.7%였고 한화증권의 계열사 물량 인수 비중은 22.6%, HMC투자증권(현대차그룹)은 22.5%로 집계됐다.

NH농협증권은 계열사 물량 인수비중이 18.2%였고 현대증권은 14.3%로 뒤를 이었다.

이는 동양그룹의 경우에서 나타났듯이 주요 그룹 계열사의 회사채 발행 시 계열 증권사가 상당수 물량을 떠안는 방식으로 소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동양그룹은 신용등급이 낮은 계열사가 발행한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동양증권이 대부분 떠안아 개인투자자들에게 집중적으로 판매했다가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바람에 투자자들의 피해가 커졌다.

오는 24일부터는 금융투자업 규정 개정에 따라 계열사가 발행한 투자부적격(투기등급) 등급의 회사채나 CP를 금융사가 고객에게 투자 권유하거나 펀드 등에 편입하는 것이 제한된다.

국내 증권사 중에서 동양증권을 제외하면 투기등급의 계열사를 보유한 업체는 많지 않지만, 일부 증권사는 계열사가 투자등급 중 가장 낮은 회사채 BBB-, CP A3- 등급이어서 앞으로 등급이 추가 하락하면 자금 조달에 문제가 발생할 소지도 있다.

개정된 규정은 또 계열사가 발행하는 주식이나 무보증사채에 대해 계열 증권사가 주관증권사 역할을 맡거나 최대 물량을 인수하는 인수회사로 지정되는 것도 금지하고 있어 앞으로 계열 증권사에 의존해 시장성 차입금을 조달하는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강수연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일부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은 계열 증권사를 통한 리테일 시장에서의 자금 조달이 힘들어지면서 유동성 공급의 주요 통로가 단절돼 위기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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