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3일 만에 삼성 경영공백 해소…M&Aㆍ미래 청사진 속도전

353일 만에 삼성 경영공백 해소…M&Aㆍ미래 청사진 속도전

이재연 기자
이재연 기자
입력 2018-02-05 22:52
업데이트 2018-02-06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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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집유’ 이후의 삼성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석방으로 삼성그룹은 1년 가까이 지속됐던 경영 공백을 해소하고, 글로벌 투자 확대, 해외 네트워크 회복에 속력을 낼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이 당분간 자숙하는 가운데서도 그룹 차원의 신뢰 회복 방안과 ‘제3창업’에 버금가는 미래 청사진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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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삼성 뇌물 사건 항소심 재판에서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뒤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선 이재용(가운데) 삼성전자 부회장이 차량에 오르기 위해 취재진 사이를 지나가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5일 삼성 뇌물 사건 항소심 재판에서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뒤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선 이재용(가운데) 삼성전자 부회장이 차량에 오르기 위해 취재진 사이를 지나가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삼성그룹 관계자는 5일 “석방 자체로 당장 경영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리더십 공백 장기화에 따른 국내외 우려를 불식하고, 지난해 전무했던 대형 투자, 인수합병(M&A) 등 성장동력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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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삼성 수뇌부도 집유로 풀려나
前 삼성 수뇌부도 집유로 풀려나 5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 관련 삼성 뇌물 사건 항소심 선고 공판에 전 삼성그룹 수뇌부가 출석하고 있다.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됐으나 이날 집행유예형을 받고 풀려난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이 부회장이 출소 후 맨 먼저 한 일은 아버지인 이건희 회장에게 ‘인사’하러 간 것이었다. 4년 전 심근경색으로 갑자기 쓰러진 이 회장은 지금까지 삼성서울병원에 입원 중이다. 이 부회장은 출소 직후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금 아버지께 인사드리러 가야 한다”며 서둘러 차에 올라탔다. 잠깐 미소를 지었다가 여론을 의식한 듯 이내 굳은 표정으로 돌아가기도 했다. 병원에 들어가기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1년 동안 저를 돌아볼 수 있는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다. 앞으로 더 세심하게 살피고 열심히 하겠다”고 짤막하게 말했다. ‘법 위에 돈이라는 지적도 있다’는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아버지를 만난 뒤 곧바로 한남동 자택으로 귀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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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삼성 수뇌부도 집유로 풀려나
前 삼성 수뇌부도 집유로 풀려나 5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 관련 삼성 뇌물 사건 항소심 선고 공판에 전 삼성그룹 수뇌부가 출석하고 있다.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됐으나 이날 집행유예형을 받고 풀려난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이번 판결에 부정적인 여론도 있는 만큼 이 부회장은 당분간 극도로 행동을 조심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9일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극히 희박하다는 게 삼성 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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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삼성 수뇌부도 집유로 풀려나
前 삼성 수뇌부도 집유로 풀려나 5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 관련 삼성 뇌물 사건 항소심 선고 공판에 전 삼성그룹 수뇌부가 출석하고 있다.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됐으나 이날 집행유예형을 받고 풀려난 박상진 전 사장.
연합뉴스
대외 행사를 통해 이 부회장이 ‘제3창업’ 선언으로 삼성의 새로운 청사진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2일은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선대회장의 탄생일이다. 3월은 그룹 전신인 삼성상회 설립 80주년이자 이 회장이 ‘제2창업’ 선언으로 글로벌 삼성을 탄생시킨 지 30주년을 맞는 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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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삼성 수뇌부도 집유로 풀려나
前 삼성 수뇌부도 집유로 풀려나 5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 관련 삼성 뇌물 사건 항소심 선고 공판에 전 삼성그룹 수뇌부가 출석하고 있다.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됐으나 이날 집행유예형을 받고 풀려난 황성수 전 전무.
연합뉴스
경영 스타일 변화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진다. 다음달 23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상 첫 주식 액면분할 의결에 이어 이 부회장이 총수에 의존하는 경영 구도를 주주 및 이사회 중심 경영으로 전면 쇄신할 가능성도 높다. 삼성전자의 경우 2~3명의 사외이사를 외국인 최고경영자(CEO) 출신으로 교체하는 등 이사회의 다양성을 대폭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투자와 고용 확대 방안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자동차 전자장비 업체 ‘하만’ 이후 이렇다 할 M&A가 없었다. 반도체 호황 이후 미래 먹거리 대비도 부족한 실정이다. 이 부회장의 손발이 묶여 있는 동안 보아오포럼 등 해외 네트워크 또한 멈춰 서다시피 했다. 정부 정책에 부응해 대규모 투자와 이에 따른 고용 확대안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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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환원책의 수위도 관심거리다. 재판 과정에서 이 부회장은 ‘헌신’, ‘나누는 참된 기업인’, ‘사회에 대한 보답’을 수차례 언급했다. 이 회장의 ‘차명재산 사회환원’ 약속 후속 조치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2008년 삼성 특검 당시 차명재산을 실명 전환한 뒤 누락된 세금을 완납하고 유익한 일에 쓰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 이행되지 않고 있다.

재계는 “경제 전반이 도움이 될 것”이라며 다행이라는 반응을 내놓았다. 이 부회장 변호인단은 “중요한 공소사실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재판부의 용기와 현명함에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개장 직후 3.56% 급락하며 230만원까지 밀렸으나 이 부회장의 집행유예 소식에 전날보다 1만 1000원(0.46%) 오른 239만 6000원에 마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2018-02-06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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