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硏 “전체 가구의 31.3%”
부동산 경기 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국내 570만 가구가 집 살 여력이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현대경제연구원은 6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해 전국적으로 집 살 여력이 있는 가구는 568만 7000가구로 그 가운데 무(無)주택 가구는 143만 9000가구, 유(有)주택 가구는 424만 8000가구로 추정했다.
568만 7000가구는 지난해 한국의 전체 가구(1814만 1000가구)의 31.3%에 해당한다. 2012년(521만 8000가구)보다 9.0% 증가했다. 연구원은 통계청 등의 자료를 이용해 현재 보유 중인 금융자산과 가계부채, 채무금 상환능력, 부담되지 않을 수준의 대출 규모를 고려해 집 살 여력이 있는 가구를 추산했다.
연구원은 집 살 여유가 있는 무주택 143만 9000가구에 대해 “이들의 전세수요를 매매수요로 유도하는 맞춤형 정책이 뒷받침되면 침체된 주택 매매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집 살 여력이 있는 유주택 가구 424만 8000가구는 금융자산이 많고 소득 수준이 높아 추가로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가구다.
집 살 여력이 있는 가구의 특징은 비수도권에서 자가 혹은 전세로 부부가 함께 살고 있는 중산층 가구였다. 568만 7000가구 가운데 65.5%(372만 3000가구)는 비수도권에, 34.5%(196만 3000가구)는 수도권에 살고 있다. 비수도권 가구의 금융자산은 수도권보다 적지만 주택가격이 수도권의 절반 수준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적은 규모의 대출로 주택을 구입하는 것이 가능하다.
집 살 여력이 있는 수도권 가구는 보유한 금융자산이 2억 5271만원으로 6602만원을 대출받으면 3억 1828만원(주택실거래가격)짜리 주택을 구입할 수 있다.
집 살 여력이 있는 비수도권 가구는 보유한 금융자산이 1억 1319만원으로 수도권의 절반도 안 되지만 3385만원만 대출받으면 1억 4704만원 상당의 주택을 구입할 수 있다. 집 살 여력이 있는데도 부동산 투자를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부동산 가격의 불확실성(48.8%)’ 때문이었다. 그다음으로 ‘금융자산 투자 선호(23.7%)’, ‘부동산에 대한 정보 부족(17.7%)’, ‘세금 부담(5.7%)’ 등이 뒤를 이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2014-05-07 1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