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광풍… 올빼미 쇼핑
사상 최고의 폭염이 지속되면서 국내 에어컨 판매량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지속되는 열대야로 인해 온라인 쇼핑과 홈쇼핑 등의 심야 매출액도 크게 늘었다.15일 국내 가전 및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에어컨 판매 대수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던 2013년 200만대보다 20만대가 많은 220만대를 넘을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신제품 ‘무풍에어컨 Q9500’은 출시 200여일 만에 국내 판매 20만대를 넘었고,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스탠드 에어컨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2배 늘었다. LG전자는 에어컨 생산라인 가동 기간을 이례적으로 2주 연장해 8월 중순까지 생산을 이어 갈 방침이다.
하택영 롯데하이마트 대치지점장은 “폭염이 지속되면서 8월 중순임에도 에어컨을 사려고 매장을 찾는 고객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면서 “여름철 막바지 시즌이라 제조사 공급 물량이 원활하지 않고 인기 제품은 이미 조기 품절됐지만 전시품이라도 살 수 없느냐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료 부담에 따른 교체 수요도 에어컨 판매 증가에 한몫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올해 에어컨 수요의 절반 이상을 교체 수요로 보고 있다”면서 “최근 에어컨 제품은 10년 전 에어컨 대비 전기료 부담을 절반 이상으로 낮출 수 있어 교체 수요가 더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열대야로 잠 못 드는 ‘올빼미족’들의 쇼핑도 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티몬에 따르면 지난 7월 한 달 동안 오후 10시에서 자정까지 매출은 지난해 7월 대비 46%나 늘었다. 같은 시간 올 상반기 매출 대비해서는 28%가 증가했다. 온라인 쇼핑몰 11번가에서도 7월 9일~8월 8일 심야(오후 10시~자정) 및 새벽(자정~오전 2시) 매출이 전달 대비 각각 13%, 17% 늘었다.
TV 홈쇼핑은 올림픽 중계를 시청하다 넘어간 구매자들의 효과도 보고 있다. 진종오 선수가 사격에서 금메달을 따고 한국 축구대표팀이 멕시코와 경기를 벌인 지난 11일 새벽에는 CJ오쇼핑의 LG정수기(렌털) 주문량과 구스다운·알파카 코트 매출이 1주일 전 대비 각각 2배, 4배로 늘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2016-08-16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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